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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

결정이 나지 않았다. 각자 본인의 생각을 고집하느라 양보하는 이가 없었다.

결국 강미영과 강학도가 한차에 탔고, 강유리와 육시준, 바론, 신하균과 릴리 5명이 한 차에 앉았다.

불은 서서히 꺼졌고 차도 하나둘 떠났다.

강학도는 차에 오르자 혼탁하던 눈빛이 점차 또렷해졌다. 그는 옆에 있던 딸에게 물었다.

“그 형사 우리 릴리에게 호감이 있는 거 같지?”

신하균은 비록 그다지 적극적이지는 않았으나 조금 전 가장 앞에 나서기도 했고 같잖은 핑계를 대면서 릴리를 바래다주겠다고 했다.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아쉽게도 릴리가 예전처럼 그렇게 열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강미영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게 아니라면 아까처럼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왜 그의 차에 타는 것을 거절했겠는가?

불쌍한 척해서 동정심을 얻어 그 기회를 틈타 그를 공략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강학도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고심했다.

그는 외손녀에게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고 그의 직업이 형사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사실 전에는 외손녀가 힘들어 보여서 마음이 아팠었는데 지금은 그 형사가 안타까웠다.

외손녀는 이미 마음이 식은 상태인데, 상대는 이제야 진지해졌으니 말이다.

두 사람이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있을 때, 다른 쪽은 분위기가 아주 어색했다.

차 안, 육시준은 운전을 하고 있었고 강유리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뒷좌석에는 세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릴리가 중간에 앉아서 양쪽에 있는 남자를 힐끔댔다. 그녀는 호기심이 줄어들고 지능이 상승했다.

릴리는 그제야 조금 전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차를 어떻게 나눠탈지에 대해 의논했는지를 깨달았다.

릴리는 당장 엄마가 있는 차로 바꿔타고 싶었다.

바론은 운전석 뒤쪽에 앉아서 이따금 대각선 자리에 앉아 있는 강유리를 힐끔댔다. 그는 할 말이 많은 얼굴이었고 꽤 난감해 보였다.

신하균은 조수석 뒤쪽에 앉아서 미리 준비해 두었던 약상자를 열어 필요한 것들을 꺼낸 뒤 곧장 릴리의 오른손을 쥐었다.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렸던 릴리는 누군가 자신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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