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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고한빈은 알리바이를 만들었는데도 이곳에 나타났고 심지어 끌려갔다.

참 아리송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의문 어린 시선으로 육시준을 바라보았다.

육시준은 앞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다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

“그들 부자는 상대의 내막을 몰라서 진 거야. 그들의 사람을 매수하여 말을 전하게 해서 그들로 하여금 현장에 오게 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지...”

그들이 출발하기 전, 고정철은 문자를 받았다. 고한빈이 교외에 있는 빌라에서 릴리와 함께 죽으려고 한다는 문자였다.

고정철은 그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고한빈이 매우 수상쩍었기 때문이다.

그는 재산을 빼돌렸을 뿐만 아니라 빌라를 사서 개조했다. 마치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것도 본인의 죽음을 말이다.

아들이 충격을 받고 자살할까 봐 두려워진 고정철은 하고 있던 일을 내버려두고 부랴부랴 현장으로 갔다.

고정철 쪽을 해결했으니 고한빈을 속이기는 더욱 쉬웠다. 계획이 실패했다고 하면 끝이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미리 준비를 해서 고정철을 잡았고, 지금 빌라 쪽 상황을 알 수 없다고 하면 되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동귀어진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아무도 동귀어진할 생각이 없었는데 말이다.

다들 자신의 죽음이, 그리고 자신이 아끼는 사람의 죽음이 두려웠다.

특히 고한빈은 릴리를 조사해 본 적이 있어서 그녀의 실력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릴리가 상황을 뒤엎었다는 것이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그는 심지어 경호원들을 데리고 그곳으로 향했다.

상대와 목숨 걸고 싸울 준비를 한 것이다.

하지만 빌라 문을 열고 멀쩡한 모습으로 마당에 서 있는 고정철을 보았을 때, 고한빈은 자신이 당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러나 이미 늦은 상태였다. 문은 이미 잠겼다.

미리 잠복해 있다가 문을 잠근 이는 고한빈이 고용한 사람이었다.

아는 사이가 아니라 그저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사람이라 고한빈의 정체가 드러날 리가 없었다.

그러나 반대로 아는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그는 고한빈을 알지 못했고,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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