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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강지혁이…… 임유진을 만나려 한다고?’

진세령은 믿기지 않는 듯한 얼굴이었다.

진 씨 가문의 일원으로써 세령은 강지혁의 약혼녀였던 자기 언니에게도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알고 있었다. 지혁이 세령의 언니를 선택한 이유는 그저 강 씨 가문의 안주인으로 적합해서라는 것도.

심지어 장례식장에서도 눈앞의 남자는 흔들림 없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마치 약혼녀의 죽음이 지혁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듯이 말이다.

그 때문에 세령은 대체 이 남자가 어떤 여자 앞에서 감정 기복을 보일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지금, 세령은 그걸 보고 말았다. 완벽하게 잘생긴 얼굴에 드리운 분노는 세령이 지금껏 본 적 없는 표정이다.

‘그 이유가…… 임유진 때문이라고? 저 버러지만도 못한 여자 때문에?’

세령은 얼른 고개를 돌려 옆에 서 있는 민준을 바라봤다. 하지만 상대 역시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그 시각, 지혁 옆에 있던 고이준은 이내 고개를 숙이며 짤막하게 대답했다.

“네”.

‘대표님 설마 화난 건가?’

그런 생각이 들자 그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대표님의 심기를 거스르고 그의 앞에 두 번 다시 나타난 사람을 이준은 한 번도 본적 없다.

하지만 이준이 직원을 부르려던 찰나, 지혁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아니다. 네가 직접 가서 처리해. 너무 시끄러워!”

이준은 또 다시 대답하고는 얼른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 순간 유진은 마치 혁이의 목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언제나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하던 혁이를 떠올리자 유진은 자기 생각을 이내 부정했다.

‘아니야, 혁이는 이렇게 화난 목소리로 말하지 않아. 혁이…… 혁이…….’

이윽고 머릿속에 차갑지만 꼭 천사 같은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내가 죽으면 혁이는 슬퍼할까?’

점점 숨이 막혀와 거의 쓰러지려던 찰나, 유진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은 힘이 풀었다. 그 순간 유진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바닥으로 주르륵 미끄러져 내리며 쉴 새 없이 기침했고 공기를 탐하 듯 크게 호흡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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