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화

임유진은 자기의 오른손 손등을 빤히 바라봤다. 그건 사실 조민혜한테 밟혀서 난 상처다.

하지만 혁이를 걱정하게 할 수 없었기에 유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대충 얼버무렸다.

“오늘 청소하면서 실수로 부딪혔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강지혁은 유진을 빤히 바라봤다.

“혹시 누나 괴롭히는 사람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제대로 혼쭐 내줄게.”

‘그 사람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서 앞으로 그 누구도 괴롭히지 못하게 해줄게.’

그 말을 듣는 순간 유진의 가슴은 빠른 속도로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지혁이 모든 사실을 훤히 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 혼자서도 보호할 수 있어.”

“만약 보호할 수 없다면?”

‘만약 정말 그렇다면 아마 너한테 말해도 소용없을 거야.’

유진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상대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까 봐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금 귓가에 들려왔다.

“혹시 내가 보호해 주는 게 싫어?”

지혁의 검은 눈동자는 집요하게 유진을 바라봤다.

그 눈을 마주한 유진은 붉은 입술을 살짝 물며 한참 고민하는가 싶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네가 강해지면 그때 나 보호해 줘. 지금은 내가 너 보호해 줄게. 누구든 우리를 괴롭히지 않도록.”

그 말을 듣는 순간 지혁의 눈빛은 반짝 빛났다. 하지만 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한참 뒤에야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그래.”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유진은 살짝 찢어진 옷을 벗어 바느실로 꿰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혁은 그 옆에 앉아 어두운 불빛에 감싸진 유진을 빤히 바라봤다. 고개를 숙인 동작 때문에 유진의 긴 머리는 어깨 위로 축 늘어졌는데 영양실조로 약간 누렇게 변해 있었다. 3년간의 감옥 생활과 지금의 어려운 형편 때문에 유진의 피부는 맑아 보이지 않았고 수려한 얼굴에는 생활고에 시달린 듯한 무기력함이 있었다.

하지만 꼼꼼히 바느질하며 내뿜고 있는 고요하고 우아한 분위기는 왠지 모르게 사람을 끌어당겼다. 그런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을 것만 같았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박미영
넘 잼나용~ 내용도 탄탄하고 번역도 맥그운편이라 편안하게 읽게되내용~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