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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집으로 가는 길, 임유진은 갑자기 뭔가가 생각난 듯 강지혁에게 물었다.

“혁아, 너 혹시 소민준이라고 알아?”

“SY 그룹 대표 말하는 거야?”

“너도 아는구나. 맞아, 뉴스에 진세령의 약혼 상대로 보도되던 그 남자. 그 사람이…….”

유진은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끝내 다시 입을 열었다.

“내 전 남자친구야.”

지혁도 갑자기 가던 걸음을 멈추고 유진의 곁에 가만히 서서 유진을 바라봤다.

어쩌면 너무 오래 가슴속에 누르고 있던 감정이라 그런지 그 순간 유진은 저도 모르게 지난 일들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놀랍지 않아? 나 같은 사람이 예전에 그런 사람의 여자친구였다는 게?”

제가 생각해도 웃음이 나왔다.

“나 그때 대학 졸업하자마자 변호사 됐었거든. 그리고 그 사람이랑 결혼도 할 거라고 믿고 있었어. 그런데 생각지 못한 교통 사고로 내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죄명을 쓰게 됐는데 그때 소민준은 기다렸다는 듯 나를 차버리더라. 심지어…….”

잠시 뜸을 들이던 유진은 감옥에서 있었던 일만큼은 끝내 입에 담지 못했다.

그때 생각을 하니 손끝에서 다시 고통이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물론 지금은 새로운 손톱이 자랐고 부러졌던 손가락도 다시 나았다곤 하지만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다 지난 일이야.”

유진의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담겨 있었다.

그걸 듣고 있던 지혁은 입을 꾹 다물었다. 유진이 계속 말하지 않아도 지혁은 이미 알고 있었다. 고이준이 그에게 줬던 자료 속에 유진이 그간 겪었던 일들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으니.

그 자료를 볼 때만 해도 지혁은 솔직히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유진의 입으로 직접 들으니 가슴 한구석이 자꾸만 쿡쿡 찔려왔다.

지금껏 여자를 위해 마음 아파한 적 없는 지혁에게 있어 유진의 과거를 마음 아파하는 이 감정이 너무나 생소했다.

그때 유진이 깊은숨을 들이쉬며 말을 이었다.

“그때부터 난 사랑을, 특히 남녀 간의 사랑을 쉽게 믿지 않아. 오늘 사랑을 속삭이던 사람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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