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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임유진은 자신이 그를 처음 만난 그 자리가 그의 아버지가 사망한 곳이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미안해.”

그녀가 말했다.

“아버지가 돌아간 것은 자업자득이니 누나가 사과할 필요는 없어.”

강지혁이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자업자득?”

그녀는 의아해했다. 그가 아버지의 죽음을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자업자득이 아니면 뭐야? 사랑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사랑해 상대가 이용할 가치가 없으니 곧바로 아버지를 버렸어. 아무리 무릎을 꿇고 애원을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어. 그러다 결국에는 그 자리에서 얼어 죽은 거야.”

그의 표정은 아주 평범한 일을 말하는 것처럼 담담했고 심지어 목소리도 평소와 같았다.

그러나 그의 몸은 마치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임유진이 그를 처음 봤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다.

“혁아.”

그녀가 그를 불렀다.

그가 머리를 들어 칠흑 같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나가 보기에는 자초한 것이 아니야?”

그녀는 목이 메어 한참이 지나서야 말을 뗐다.

“그 여자, 혹시 네 엄마야?”

그는 아무 표정도 없이 침묵하고 있었지만 그 두 눈동자는 고통을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그녀는 답을 알았다.

그녀는 그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마치 지금, 어떤 말도 무의미한 것 같았다. 어떤 일은 겪어본 사람만이 고통을 안다.

그녀는 일어서서 의자에 앉아 있는 그를 껴안았다.

그는 그녀의 몸에 기대어 숨결을 느꼈으며 볼 옆으로 그녀의 온기가 전해왔다.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가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는 이렇게 계속……듣고 싶었다.

……

“엄마, 가지 마…….”

어리고 야원 몸이 무릎을 꿇고 짐을 싸서 떠나는 여자에게 떠나지 말라고 빌고 있다.

그러나 소용없다. 여자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단호하게 떠나려 한다.

상대가 떠나려 하자 남자아이는 손을 뻗어 어머니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는 매몰차게 밀려나더니 곧이어 가슴을 파고드는 통증이 전해왔다…….

아프다……너무 아프다!

누가 이런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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