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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윤이는 바로 임유진의 품속으로 달려들었다.

“윤이야, 이모랑 이번 주 일요일에 놀이공원 갈까?”

임유진의 말에 아이의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러고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 이번 주 일요일은 내가 윤이 데리고 있을게요.”

임유진이 탁유미를 향해 말했다.

“유진 씨 피곤하지 않겠어요?”

“피곤이라죠. 나는 윤이랑 노는 거 좋아요.”

만약 탁유미가 G 시로 이사하게 되면 그때는 윤이를 마음껏 볼 수 없을 테니 지금 실컷 추억을 쌓고 싶었다.

“그리고 일요일이면 의사 선생님이 정기검진 받으러 오라고 하신 날이잖아요. 두 분은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마시고 병원에 가세요. 윤이는 제가 잘 돌볼게요.”

“그럼... 부탁할게요.”

탁유미가 조금 미안한 얼굴을 했다.

“우리 엄청 재밌게 놀 거지, 그치? 윤이야.”

임유진은 고개를 숙여 품속에 있는 아이의 볼을 매만졌다. 그러자 윤이가 그녀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춰왔다.

탁유미는 오랜만에 편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

이 평화를 꼭 지켜야 한다. 특히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윤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

“경빈 씨, 경빈 씨?”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이경빈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는 잡념에서 빠져나와 공수진을 보며 물었다.

“응, 왜?”

“이 드레스 어떠냐고요.”

공수진은 순백의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러고는 이경빈의 시선이 자기 쪽에 머무르지 않자 일부러 턴까지 돌며 매력적인 자태를 뽐냈다.

이경빈은 예쁘게 흔들리는 드레스와 공수진의 모습을 보며 문득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예전에 또 한 명의 여자가 지금처럼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자신의 눈앞에서 예쁘게 웃었다.

그때 그 여자는 세상을 다 가진듯한 표정으로 그를 향해 말했었다.

“나 탁유미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이경빈뿐이야! 경빈아, 우리한테 아이가 생긴다면 너는 어떤 이름을 지어줄 거야? 경빈아,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라서 나는 너무 행복해...”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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