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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1화

물론 이경빈이 자신에게 이것저것 잘해주려 한다는 건 느껴지지만 가장 중요한 뭔가가 빠진 듯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탁유미가 감옥에 들어가기만 하면 곧바로 결혼식을 올리려나 했지만, 그는 항상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결혼식 얘기를 언급하는 것조차 피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 공수진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경빈 씨와 결혼하고 싶어요. 이것도... 해줄 거예요?”

공수진은 입술을 깨문 채 눈앞의 남자를 똑바로 바라봤다.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이경빈이 S 시에서 탁유미를 찾아냈다는 소식을 들은 뒤부터 공수진은 매일매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S 시에서 조금 더 머물겠다고 한 것도 아마 탁유미 때문일 테지...

다만 그가 왜 예정일보다 일찍 돌아왔는지는 몰랐다. 전에는 말끝마다 탁유미에게 복수하려 찾는 거라고 하지 않았었나?

그녀를 찾은 지금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돌아온 이경빈을 보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 같았다.

그리고 탁유미에 관해서는 언급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대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공수진은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려 그의 행적을 조사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들켜버리기라도 하면 오히려 그의 반감만 살 것 같아 이렇게 옆에서 기분을 살필 수밖에 없다.

이경빈은 공수진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봤다.

공수진은 그의 눈빛이 마치 자신을 꿰뚫어 보려는 것 같았다.

“해줄게.”

기나긴 침묵이 끝이 나고 이경빈의 입에서 짤막한 세글자가 흘러나왔다.

“정말... 나와 결혼할 거예요?”

“2주 뒤 파티에서 결혼 날짜를 아예 공표하는 건 어때? 내가 좋은 날 받아 올 테니까 최종 날짜는 네가 선택해.”

이경빈은 이 말을 꺼냈을 때 탁유미가 유리 조각으로 제 배를 찌른 장면이 떠올랐다.

그 장면은 마치 악몽처럼 며칠 동안이나 그의 꿈속에 나타나 그를 괴롭혔다.

더 이상 그 여자 생각은 하지 마!

이경빈은 마음속으로 다짐하듯 외치고는 눈앞의 공수진을 보며 이 여자야말로 내가 평생 지켜주고 아껴줘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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