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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그녀의 빨갛게 부어오른 뺨을 보고 있자니 심장이 무언가에 짓눌린 듯 답답하고 아파 왔다.

아까 임유진을 구출할 당시 두 손이 꽉 묶여 볼품없는 모습으로 시트 위에 눕혀져 있는 것 봤을 때는 살인 충동마저 느꼈다.

아끼고 또 아끼던 여자를 다른 사람이 상처 내고 아프게 했으니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임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결국 한마디 신음도 내지 않았다. 고통을 참는 건 이미 습관이 되었으니까. 그리고 아프다고 외쳐봤자 소용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강지혁은 얼굴을 다 닦아주고 약을 발라주었다.

임유진은 얼굴뿐만이 아니라 몸에도 얻어맞은 상처가 있었다.

“내가 알아서 바를게.”

“등 뒤는 손이 안 닿을 거야.”

“하지만...”

“부끄러워서 그러는 거면 눈을 감고 발라줄게. 아까 보고서를 잠깐 봐서 대충 어느 위치인지 알고 있으니까.”

강지혁은 말을 마치고 임유진이 뭐라고 할 틈도 없이 바로 그녀의 등 뒤로 갔다. 그러고는 눈을 감은 채 손을 뻗어 그녀의 옷을 위로 올렸다.

“앗!”

임유진이 깜짝 놀라 몸을 움찔 떨었다.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정확한 위치를 알 수가 없어.”

강지혁의 손은 그녀의 등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그러다 아픈 곳을 정확히 찾아냈을 때 임유진의 몸이 다시 한번 흠칫 떨렸다. 그리고 이내 시원한 약이 펴 발라지고 등 뒤에서 알싸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분명히 시원해야 할 등이 지금은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확히는 강지혁의 손이 스치는 곳마다 혈액이 다 몰린 것처럼 뜨거웠다.

약을 다 바른 뒤 임유진의 등 뒤는 블러셔를 바른 것처럼 핑크색이 되었다.

그녀는 서둘러 옷을 내렸다.

“됐... 됐어.”

강지혁은 그제야 굳게 닫힌 눈을 천천히 떴다. 기다란 속눈썹이 위로 올라가는 순간 매혹적인 눈동자가 드러났다.

“며칠 정도는 일 나가지 마. 집에서 쉬어.”

강지혁은 옆 탁자에 약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안 돼. 걷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요즘 일 많아서 쉬는 건 힘들어.”

게다가 아직 변호사 비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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