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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물론 강지혁도 알고 있다. 임유진을 아프게 한 건 이따위 눈에 보이는 상처가 아니라 마음속에 새겨진 상처라는 것을.

그리고 그 상처가 다 아물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이다.

...

차량은 어느새 병원 앞에 도착하고 강지혁은 임유진을 안고 차에서 내렸다.

미리 얘기해 둔 것인지 임유진이 진찰실에 들어선 순간 의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을 마중했다.

다행히 가벼운 찰과상뿐이라 큰 문제는 없는듯했다. 얼굴의 부기도 며칠 뒤면 말끔히 돌아온다고 했다.

모든 검사가 끝나고 강지혁은 그녀에게 새 옷을 보여주며 말했다.

“옷 갈아입어야지.”

“응.”

임유진의 옷은 어깨 부분부터 찢겨 있어 확실히 옷을 갈아입어야만 했다.

옷을 건네받으려고 손을 내밀자 강지혁은 줄 생각이 없는 듯 쇼핑백을 들고 멀뚱히 바라보기만 했다.

이에 임유진이 고개를 갸웃했다.

“다쳤잖아. 혼자 갈아입기 불편할 거야.”

‘그래서? 아...’

무슨 뜻인지 파악한 임유진의 얼굴이 단번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더 야릇해 보이기도 했다.

“간호사한테 대신 입혀달라고 하면 돼...”

임유진이 다급하게 얘기했다. 두 사람은 지금 VIP룸에서 간호사가 약을 가져오길 기다리는 중이다.

“부끄러워서 그래? 뭐가 부끄럽지? 전에도 몇 번이나 옷을 갈아 입혀준 적 있잖아.”

‘그건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임유진은 아직 그런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받기는 힘들었다.

강지혁의 입술이 굳게 닫히고 방 안의 공기는 단번에 싸늘해졌다.

그가 혹시 화가 난 건 아닌가 싶어 임유진이 힐긋 바라보자 강지혁은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방에서 나가버렸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간호사 한 명이 방금 그 옷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왔다.

“강지혁 대표님께서 임유진 씨 옷을 갈아입혀 주라고 해서 왔습니다.”

“아, 네, 그럼 부탁할게요.”

옷을 다 입고서야 강지혁은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약 받아왔어. 이제 데려다줄게.”

그는 방금 그 어색한 순간 따위 없었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다.

그러고는 당연하게 다시 그녀를 안아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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