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58화

임유진의 얼굴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올랐고 심지어는 전에 산속에서 우연히 만나 그녀를 업고 산에서 내려갔던 장면을 자주 꿈으로 꿨다.

그리고 매번 꿈속에서 임유진을 업을 때마다 그는 마치 그 어린 여자아이를 업은듯했다.

“정말 더 이상 강지혁 사랑 안 할거예요?”

임유진은 그의 질문에 어딘가 모를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며 옅게 웃었다.

“내가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는 게 당신들한테는 그렇게 중요해요?”

강지혁은 강현수를 사랑하지 말라고 하고 강현수는 이제 더는 강지혁을 좋아하지 않는지 묻는다.

두 남자는 언제나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묻는다. 그녀가 뭘 원하는지는 한 번도 물은 적이 없다. 임유진이 원하는 건 그저 별 탈 없이 무난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뿐이다.

임유진의 미소와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비수가 되어 강현수의 심장을 찔렀다.

...

임유진은 지친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집으로 향했다.

오늘은 너무나도 많은 일이 한꺼번에 벌어졌다.

막 단지 앞에 도착했을 때 낯익은 검은 승용차 한 대가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강씨 저택 기사가 운전석에서 내리더니 임유진의 앞으로 걸어왔다.

“유진 씨, 대표님께서 차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임유진은 조금 놀란 얼굴로 차량을 바라보았다.

최근 강지혁은 보통 기사를 보내거나 아예 집 안에 들어가거나 둘 중 하나였기에 오늘은 조금 의외였다. 임유진은 조금 얼떨떨한 얼굴을 한 채 기사를 따라 차량 옆으로 다가갔다.

기사가 그녀를 위해 뒷좌석을 문을 열어주자 바로 강지혁의 얼굴이 보였다.

임유진이 차에 올라탄 후 차량은 천천히 단지를 벗어났다.

“어디 가는 거야.”

“오늘 갑자기 누나가 해준 요리가 먹고 싶어졌어. 월세방은 너무 작아서 불편하니까 우리 집으로 가.”

“내가 한 것보다는 집에 있는 셰프님 요리가 더 맛있을 텐데.”

“난 누나가 해준 게 제일 맛있어.”

강지혁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전에 좁은 원룸에 있었을 때 임유진은 그에게 자주 요리를 해주었다.

요리라고 해도 강지혁이 평소 먹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