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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미리 얘기하지만 아이 엄마는 탁유미야.”

이경빈의 입에서 공수진이 제일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이 튀어나왔다.

아이라니! 탁유미와 이경빈 사이의 아이라니! 그것도 아들!

그럼 그때 탁유미가 임신이고 뭐고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었다는 건가? 감옥에 들어가기 싫어서 했던 거짓말이 아니라?!

공수진은 질투와 분노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리고 이럴 줄 알았으면 탁유미가 감방에 있을 때 아이를 진작 처리해 버릴 걸 그랬다며 속으로 무척이나 후회했다.

공수진은 복잡한 감정을 애써 가라앉히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탁유미 씨가 경빈 씨 아이를 낳았다는 거죠?”

“미안해.”

이경빈이 사과했다.

“경빈 씨가 왜 미안해요. 나는... 나는 어차피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니까. 경빈 씨 피를 이은 아이가 이렇게라도 생기니 차라리 잘 된 거죠.”

공수진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울음을 참는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럼 경빈 씨는 이제 탁유미 씨와 함께할 건가요...? 이해해요. 그게 경빈 씨 결정이라면 나는...”

그녀는 목이 메는 듯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경빈은 그 모습에 그녀를 자신의 품에 와락 끌어안았다.

“내가 그 여자와 함께할 일은 없어. 너한테 아이에 대한 질문을 한 것도 네 의견이 궁금해서 그런 것뿐이야.”

“정말이에요? 하지만... 내가 정말 그 아이의 엄마가 되어도 될까요?”

“안 될 거 뭐 있어. 너는 이씨 가문의 미래 안주인인데.”

“탁유미 씨가 아이를 순순히 내어줄까요...?”

공수진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이경빈은 그 질문에 그날 자신의 팔을 잡으며 애원하던 탁유미의 얼굴이 떠올라 자기도 모르게 공수진을 더 꽉 끌어안았다.

머릿속으로는 그 여자 생각은 그만하라고 되뇌면서 말이다.

‘내가 평생에 걸쳐 갚아야 할 사람은 공수진이야.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고 해도 그건 공수진이어야 해!’

“내어주고 말고 그 여자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아이의 양육권은 내가 꼭 가져올 거야.”

공수진은 이경빈의 품속에서 나지막이 속삭였다.

“경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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