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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언니 일인데 당연히 도와야죠.”

자신이 하게 되면 탁유미는 경제적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하지만 이길 수 있다는 말은 못 해줘요. 솔직히 여러모로 언니한테 불리한 싸움이거든요.”

“알아요.”

탁유미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불리한 요소들은 그녀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이고 짊어져야 할 것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윤이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기에 임유진의 말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고마워요, 유진 씨.”

“참, 언니, 앞으로 계속 S 시에 있을 거죠? 윤이 유치원은 정했어요?”

임유진은 윤이가 유치원을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는지 알기에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니요.”

탁유미의 표정이 또다시 시무룩해졌다.

요 며칠 일반 유치원에 연락을 해봤지만 윤이가 청각장애라는 사실을 듣자마자 하나같이 난감한 기색을 표하며 거절했다. 윤이의 커뮤니케이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봐도 결과는 같았다.

임유진은 한참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제가 한번 알아볼게요.”

“혹시 방법이라도 있는 거예요?”

탁유미가 다급하게 물었다.

“친구한테 물어볼게요. 어쩌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

임유진의 시선이 푹 자고 있는 윤이에게로 향했다.

지금은 그저 유치원이지만 앞으로 윤이가 크면 클수록 훨씬 더 잔인하고 잔혹한 현실이 닥쳐 올 것이다.

임유진은 이 아이가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희망 따위 져버린 그녀에게 예쁜 웃음을 지어줬던 아이가 바로 윤이니까.

게다가 앞으로 평생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으니 윤이에게 모든 사랑을 쏟아붓는 것도 나름 괜찮을 것 같았다.

...

“경빈 씨? 경빈 씨!”

이경빈은 저만의 상념에 빠져있다가 누군가의 목소리에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무슨 생각 해요?”

공수진이 물었다.

S 시에서 돌아온 뒤부터 이경빈은 자주 이렇게 멍을 때리고는 했다.

그렇게 파티장에서 뛰쳐나가고 나서 이경빈은 그녀의 부모를 찾아가 직접 사과까지 하고 다시 적당한 시기에 두 사람의 결혼 날짜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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