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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임유진은 탁유미 엄마가 장 보러 갔다는 말에 조금 안심했다. 어차피 집 근처에서 장을 볼 테니 말이다.

그녀는 윤이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더 해 상황을 대충 파악한 뒤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윤이야, 이모랑 전화 끊고 나서 일단 엄마 셔츠 단추를 풀어주고 엄마 발아래에 베개를 하나 놓아줄래? 이모가 지금 바로 구급차에 연락할 거야. 이따가 할머니 돌아오면 내가 구급차 이미 불렀다고 얘기해 줘. 할 수 있겠어?”

“네, 할 수 있어요.”

윤이의 씩씩한 대답에 임유진은 전화를 끊고 바로 119에 전화를 걸어 탁유미의 상태와 현주소를 알려주었다.

15분 정도 흘렀을 무렵, 탁유미 엄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구급차가 도착해 구급대원들이 간단한 검사를 해준 결과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일단 병원에 이송할 거라는 내용이었다.

임유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어느 병원인지 알아낸 후 전화를 끊었다.

퇴근 시간이 되고 그녀는 서둘러 병원으로 달려가 탁유미의 병실에 도착했다.

환자복을 입은 그녀는 고작 일주일 얼굴을 보지 못했을 뿐인데 전보다 훨씬 야위어있었다.

탁유미의 안색은 무척이나 창백했고 입술도 핏기 하나 없었다.

“오늘 고마워요. 유진 씨가 구급차 불러줬다면서요?”

“감사 인사는 됐어요. 그보다 어쩌다 쓰러진 거예요? 의사 선생님은 뭐래요?”

임유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영양실조에 수면 부족이래요.”

탁유미 엄마가 한숨을 내쉬며 대신 답변했다.

임유진은 그 말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요즘도 영양실조에 걸리는 사람이 있던가?

“요즘 입맛이 별로 없어서 계속 적게 먹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기도 했고요.”

탁유미가 쓰게 웃으며 답했다.

“이경빈 때문인가요?”

임유진의 질문에 탁유미는 간이침대에 누워 자는 윤이에게 시선을 주었다.

윤이는 아까 탁유미가 병원에서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안심하고 잠을 잤다.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아이의 눈을 빨갛게 부어있었다.

“네, 맞아요.”

임유진에게 굳이 거짓말할 필요는 없었다.

“얼마 전 이경빈이 S 시를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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