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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방금 그는 하마터면 그대로 그녀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갈 뻔했다.

더 이상 임유진을 사랑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래서 임유진과 헤어졌지만, 그녀의 행동은 여전히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임유진은 아까 작정하고 유혹하는 것도 아닌 그저 단순히 그와 눈을 맞춘 것뿐이다. 그럼에도 강지혁은 그 시선 한 번에 이성이 날아갈 뻔했다.

“말해줘. 어떻게 해야 널 사랑하는 거 그만할 수 있는지... 말해줘, 유진아...”

고요한 방안에서 그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지혁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었고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 일은 매우 쉬운 일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임유진이라는 여자 앞에서 보기 좋게 빗나가버렸다.

“유진아... 유진아...”

그는 침대에 홀로 누워 그녀의 이름을 한 번 또 한 번 되새기기만 했다. 그의 세상이 온통 그녀로만 가득 차 있는 것처럼.

...

다음날, 임유진이 로펌으로 출근해보니 직원들의 태도와 시선이 전과 무척이나 달라져 있었다.

몇 명은 임유진 곁으로 와 대놓고 강현수와의 관계를 묻기도 했다. 물론 그럴 때면 임유진은 그저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다.

그 대답에 호기심 가득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흥이 깨진 얼굴을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정한나는 그런 임유진을 보며 질투심에 이가 바득바득 갈렸다.

사람들 보는 앞에서 임유진을 개망신 주고 로펌에서 쫓아내 버리려고 했던 그녀의 계획이 전부 다 어그러졌다.

이제는 임유진을 내보내기는커녕 동료 직원들의 반응을 보면 임유진과 어떻게든 엮이고 싶어 안달인 것 같았다. 어제 그녀와 함께 임유진을 비난했던 몇 명은 임유진이 지나갈 때마다 살갑게 인사를 건네고는 했다.

정한나는 그 모습이 눈에 거슬리기 짝이 없었다.

“3일 뒤 열릴 재판에 필요한 자료들 정리해주세요.”

차 변호사는 임유진에게 재판에 필요한 절차들과 주의사항을 말해주었다. 임유진에게는 이미 너무나도 익숙한 내용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차 변호사님, 이 사건 정말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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