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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강지혁은 이 순간 임유진에게 요리를 부탁한 것을 후회했다.

“계속 그러고 있어. 찌개는 내가 끓일게.”

“네가?”

임유진이 미심쩍은 얼굴로 물었다.

“왜, 불안해?”

강지혁은 냄비 앞으로 가더니 일단 내용물을 확인하고 물을 한번 넣더니 조미료도 한번 넣고 적당히 졸인 후 맛을 한번 보고는 만족한 듯 불을 껐다.

그 일련의 행동이 너무 우아하고 자연스러워 임유진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강지혁은 찌개를 다시 끓일 때 이따금 그녀 쪽을 바라보며 제대로 흐르는 물에 손을 두고 있는지 체크했다.

임유진은 10분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손을 뺄 수 있었다.

아직 조금 붉은 기가 있었지만 이 정도는 큰일도 아니었다.

“아직도 빨개.”

강지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틀 정도 지나면 괜찮을 거야.”

임유진의 말이 끝나는 순간 강지혁은 그녀의 데인 손가락을 입에 넣어 혀로 부드럽게 핥았다.

그 행동에 임유진의 몸은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강지혁은 그녀의 손가락을 핥는 것을 그만두고 서서히 입술로 그녀의 손가락 위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의 시선은 줄곧 임유진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임유진은 마치 뭔가에 홀린 듯 그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심장 박동도 점점 더 거세졌다.

그에게서 벗어나야 한다. 계속 이대로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면 그녀는...

임유진은 있는 힘껏 손을 빼고서는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이제 정말 괜찮아!”

강지혁의 눈이 미세하게 떨렸다. 평소보다 더 어둡게 빛나는 그의 눈 때문에 지금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아채기 힘들었다.

“먹자 이제.”

도우미는 임유진이 만든 요리들을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밥 먹는 동안 두 사람 중 그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았다. 온통 식기와 그릇이 부딪치는 소리뿐이었다.

임유진은 강지혁이 이상하게 조용하다는 생각을 했다.

길었던 식사 시간이 끝이 나고 강지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기사한테 데려다주라고 할게.”

임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현관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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