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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신기철은 헐레벌떡 신유리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얼른 물었다.

“내가 문자를 그렇게 많이 보냈는데 왜 답장을 한 번도 안 해줬니?”

신유리는 그런 그를 냉랭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되물었다.

“여기는 왜 온 거죠? 누가 오라고 했는데요?”

신기철은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홀로 호텔 앞을 서성거렸고 신유리의 물음에 그의 미간이 가득 찌푸려지더니 불쾌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꾹 참고 신유리를 가만히 쳐다봤고 신유리는 그가 찾아온 것이 무조건 자신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서라는 사실을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때, 아니나 다를까 신기철은 헛기침을 몇 번하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지갑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며 천천히 입을 뗐다.

“유리야, 아빠는 오늘 너한테 진심으로 사과를 하러 온 것이란다. 그리고 또 너한테 알려줄 것도 있고... 전에 내가 비록 성남에 돌아가지 못했지만 나도 내 나름대로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단다.”

“카드 안에 사천만원 있어, 원래는 너 시집갈 때 주려고 모아둔건데... 네가 이 애비를 너무 싫어하는 것이 눈에 보여서 먼저 주는 거야. 아빠 마음이니 네가 받아줬으면 좋겠다.”

신기철은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신유리를 바라보며 말했고 신유리는 반강제로 자신의 손에 쥐여진 카드를 보며 별 다른 감정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천만원? 시집갈 때 모아둔 돈?]

[웃기고 있네.]

신유리는 신기철이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슥 보았고 시계의 값어치는 적어도 9천만원이 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그 카드를 꽉 쥐며 꾹 닫았던 입을 서서히 열었다.

“여기는 친구도 없으실텐데 이정도 연기까지 안하셔도 되지 않나요?”

신기철은 신유리의 말에 굳었고 슬픈 표정을 세팅한 그의 얼굴은 딱 교활한 여우같았다.

그는 아직까지도 가족이라는 이유로 신유리를 억누르려 하였고 신유리는 단호히 말을 이어갔다.

“다른 일 없으시면 제발 저 좀 찾아오지 마세요.”

신기철은 한때 신유리가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유리가 언제까지고 바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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