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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정지현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한편에서 그들을 지켜본 임윤하가 하동하의 팔짱을 끼며 정지현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임윤하는 비싼 차에서 내리는 정지현을 보고 질투를 했다.

정지현은 자신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임윤하는 그것마저 기분이 나빴다.

임윤하가 하종현에게 다가가 말했다.

“아잉, 오빠. 정현 언니 인맥이 워낙 넓어서 차를 선물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요. 좋아한다고 말한 사람은 사장님들이 아니라 어쩌면 호빠에 있는 기생오라비 일 수도 있어요!”

팍!

임윤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지현은 그녀의 뺨을 때렸다.

“너 말 가려서 해. 누가 기생오라비 스폰을 해줘?”

“너 너 너... 지금 날 때렸어?”

정지현의 힘에 임윤하는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다.

정지현이 다시 손을 들었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이 하종현에게 잡혔다.

“지현아 임윤하가 한 말 사실이 아니지? 너 진짜 스폰이라도 하는 거야?”

하종현은 벌벌 떠는 입술로 정지현에게 말했다.

“하종현, 이 손 놔!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정지현은 차에서 내린 것을 아주 크게 후회했다. 하종현이 자신이 차를 발견했어도 엑셀을 밟고 자리를 떠나가면 그만인 것을.

사장님, 기생오라비 세상에 있는 남자들이 다 나올 판이었다. 백 도련님에게 겨우 좋은 인상을 남겼는데 모두 물거품이 되었어!

그녀가 말을 아끼면 아낄수록 하종현은 임윤하의 말을 굳게 믿었다.

제기랄, 이 여자에게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을 퍼부었는데 감히 기생오라비 스폰을 해줘?

차에 가만히 앉아 그들의 말을 듣는 백이겸은 어이가 없었다.

정지현이 돈에 반 미쳐 있다는 사실을 백이겸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프리미엄 온천 회관 같은 고급 회관에서 카운터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그녀의 사교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었다.

백이겸은 빨리 차에서 내리고 싶었다.

백이겸은 갑자기 옆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정지현에게 뺨을 맞은 임윤하가 차의 유리에 얼굴을 들이밀고 부었는지 확인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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