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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연회가 열리는 곳은 관성 호텔, 이 도시에서 가장 고급 호텔 중 하나이며, 7성급 호텔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예정은 이 호텔이 도대체 7성급 호텔이 옳은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온 적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예정네보다 먼저 호텔에 도착한 효진 고모는 구면인 부인들과 인사를 나눈 뒤 아들딸을 먼저 호텔로 보내놓고 호텔 입구에 남아 친정 조카가 오기를 기다렸다.

조카딸을 태우러 가기로 한 자신의 차가 다른 차량 뒤를 따라 천천히 오는 것을 보고 효진 고모는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고모."

"효진 고모."

예정은 친구를 따라 효진 고모에게 인사를 드렸다.

효진 고모는 조카딸이 예정을 데리고 온 것을 알고, 원래는 좀 심기가 불편했었다.

전에 예정을 본 적이 있는데, 부모 없는 이 아이가 자기 조카딸보다 더 이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히 보통 집안 딸인데, 온몸에서 모두 명문가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예정이 조카딸의 인기를 빼앗을까 봐 걱정되었던 효진 고모는 예정이 시집갔다는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드레스가 아닌 평범한 옷을 입고 눈에 띄지 않는 옅은 화장을 하고 악세서리도 착용하지 않은 예정이 예쁘고 화사하게 단장한 조카딸에게 타고난 미모가 가려진 것을 보고 효진 고모는 속으로 예정이 눈치가 빠르고 철이 든 아이구나 하며 만족스럽게 생각했다.

"자, 내가 너희들을 데리고 들어갈게. 효진아, 초대장을 꺼내, 들어가려면 초대장을 검사 맞히고 등록해야 해."

"이제 들어가면 너희 둘은 많이 보고 적게 얘기해 알았지? 적당한 때 내가 다시 사람들을 소개해 줄게. 예정아, 넌 항상 효진보다 더 침착하니까 잘 지켜보고 있어, 얘가 사고를 치지 못하게 해. 관성 호텔은 전씨 가문의 많은 호텔 중 하나인데 그 집 도련님들도 오늘 밤 연회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어.”

효진 고모는 조카딸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효진아, 네가 재벌 집 도련님 눈에 든다면 정말 우리 심씨 집안의 큰 복이 될 거야. 다른 재벌 집보다 조용할 뿐만 아니라, 가풍도 아주 좋고, 권력 다툼 그런 것도 거의 없다고 보면 돼. 주로 그 집 남자들 모두 밖에서 애인을 만드는 일에 거의 관심이 없어 믿을 만한 사람들이고 말이야.”

"네 사촌 여동생은 아직 어려서 아쉽지 뭐. 그렇지 않으면 이런 좋은 일이 너한테 차려지겠어?”

조카가 아무리 이뻐도 딸보다 못한 건 사실이고....

그녀의 딸은 이제 막 열일곱 살이고, 아직 성년이 되지 않아서 혼담은 너무 일렀다.

"….고모, 관성 재벌 집 문턱이 저희보다 너무 높아서 그런 헛된 꿈을 꾸진 않을래요.”

심효진은 원래 그냥 먹고 마시러 온 거였다.

예정은 옆에서 듣기만 하고 말참견하지 않았다.

자기는 원래 구경하러 온 것뿐이고, 목적은 먹고 마시는 것이고....

관성 호텔의 음식은 특히 맛있다고 소문났다.

“금방 재벌가 성이 뭐라 하셨어요?

"전 씨."

"전 씨라....아주 특별한 성이네요."

효진이 친구를 살짝 건드렸다.

‘예정이와 결혼을 한 그 남자도 전 씨 성이였는데....’

친구의 뜻을 알아챈 예정은 그냥 웃기만 하고 말을 하지 않았다.

자기 남편도 비록 성은 같은 전 씨이지만, 재벌 집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늘 아래 같은 성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동성동명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전 씨가 재벌이긴 하지만 그 집의 문턱은 그리 높지 않아. 인품만 좋으면 그 집 사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어른들도 까다롭게 굴지 않을 거야.”

조카딸은 생김새도 괜찮고 인품도 좋고, 친정 집안 형편도 괜찮아서 재벌 집들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다른 수많은 집보다는 조건이 좋아서 기회가 없지는 않다고 효진 고모는 생각했다.

왼쪽 귀로 듣고 오른쪽 귀로 흘러버리는 심효진 때문에 화난 효진 고모는 조카의 귀를 잡아당기면서 말한다.

"둘이 먼저 들어가 봐, 고모는 아는 다른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러 가야겠어."

"고모, 그럼, 먼저 들어갈게요."

심효진은 서둘러 예정을 끌고 들어갔다.

‘이젠 더 이상 고모의 잔소리를 안 들어도 되겠지? 정말 엄마랑 똑같아, 어쩐지 고모가 엄마랑 사이가 좋다고 했어. 같은 사람들인 거야.’

관성 호텔에 이미 여러 번 와보앗던 심효진은 친구를 데리고 익숙한 솜씨로 두 접시에 음식을 가득 담고 구석으로 숨어들었다.

"우리가 여기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인사하러 가도 우리를 상대도 안 해줄 거야. 우선 먹기나 해, 상류사회의 연회가 어떤 건지, 우린 그냥 구경만 하고 가자."

"너 고모가 네가 여길 먹으러 온 걸 알면 화나 돌아가시겠어."

비록 예정도 먹으러 온 것이지만 말이다.

"예정아, 나 같은 조건에 오늘 밤 이곳에 나타난 젊은 남자들을 감히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해? 고모는 왜 내가 재벌 집 도련님들의 눈에 들 거라고 꿈이나 꾸냔 말이야? 내가 뭐 절세미인도 아니고, 나 같은 조건에 최고의 부잣집 도련님의 눈에 들 수나 있겠어? 허허, 우리 고모도 참....상관하지 말고 빨리 먹기나 해, 전에 여기 와서 먹은 적이 있었는데, 어떤 음식들은 너무 비싸 감히 시킬 엄두도 못했어, 이 기회에 다 맛봐야겠어.”

"덕분에 나도 맛볼 수 있게 되었어!"

둘은 구석진 곳에 숨어서 통쾌하게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

갑자기!

온 호텔 사람들이 모두 호텔 입구를 바라보더니 순식간에 떠들썩하던 현장도 조용해졌다.

한창 맛있게 먹던 두 사람은 뭔가 무슨 일이 있음을 알았다.

"효진아, 왜 모두 조용해졌지? 누가 온거야?"

"나도 몰라."

효진이 일어서자 예정도 따라와 까치발을 하고 호텔 입구를 바라보았지만, 현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누가 호텔에 들어왔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태윤은 양복 차림으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자기 집 호텔로 들어섰다.

오늘 밤 연회를 연 사람은 상업계의 우두머리인데, 태윤은 그 상업계의 우두머리와 친분이 꽤 있었다.

전씨 가문의 후계자로서, 게다가 자신의 호텔에서 열리는 연회이니만큼 당연히 그 사람에게 체면을 세워줘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중요한 일을 마저 처리한 후 연회장에 나타난 것이다.

키가 훤칠하고 생김새가 뛰어난 태윤은 늘 얼굴에 웃음기 없이 차갑고 도도해 보이지만 여전히 큰 자석처럼, 그가 어디를 가든 순식간에 사람들의 초점이 되곤 한다.

"전 사장님."

"전 사장님."

태윤이가 들어서자 모두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태윤도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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ᄒᄉ
업데이트 좀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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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리나
장편소설책보다도 비싸서 볼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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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미
그레게요.돈안들이고 끝까지볼수있는 방법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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