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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효진은 와인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말했다.

"넌 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어. 세상에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같은 성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말이야. 어느 재벌 집의 성이 이씨면, 세상의 모든 이씨는 모두 그의 가족인 거니? 우리 집 그 사람, 그냥 사무직이야. 그가 운전하는 차도 겨우 3천만 정도의 상무용 차고....전씨 집 도련님이 이런 차를 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예정은 종래로 자기가 신데렐라가 되는 현실과 동떨어진 그런 꿈을 꾼 적이 없었다.

"그건 그렇고, 젊고 예쁜 여자애한테 관심 없는걸 보면, 전씨 도련님 혹시 게이 아니야? 그것도 아니면 품절남?"

"그의 결혼 소식을 아무도 들은 사람이 없어. 전씨 가문 후계자인 전씨 큰 도련님이 결혼하게 되면 결혼식 소식은 틀림없이 온 관성을 뒤흔들 텐데....인터넷과 신문에도 온통 그의 결혼 소식으로 뒤덮일 거야. 아무리 우리가 밑바닥이라고 해도 그걸 모를 수가 있겠니? 아무리 봐도 미혼이야.”

효진은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네 말 들으니 나도 그가 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게 훌륭한 남자가 여자친구도 없다는 것이 정상 아니지."

"부자들의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누가 알겠어? 상관 말고 얼른 먹고 가자."

말을 마친 두 여자애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윈 전혀 신경 쓰고 않고 폭풍 흡입하기 시작했다.

처녀애들이 교양 없이 이렇게 게걸스레 먹다니? 한 800년 굶고 온 사람처럼 말이야. 아마도 어느 집 아가씨가 데리고 온 하녀들이겠지....

많은 사람이 그들 둘을 보면서 비웃었다.

"효진 누나."

효진 고모의 아들 김진우가 다가왔다. 효진보다 세 살 어린데 어려서부터 사촌 남매 사이가 각별했다.

파티장을 한 바퀴 돌아보다가 문득 효진 생각이 난 고모가 누나를 찾아보라고 보낸 것이었다.

“진우야, 여기 앉아.”

효진은 의자를 당겨 사촌 동생을 자리에 앉혔다.

예정이 진우를 보며 미소를 짓자 진우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예정을 향해 잔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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