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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태윤은 예정이 고르는 것을 계속 쳐다보았다. 예정이 꽃집 사장과 하나에 만 원짜리 화분을 절반이나 깎으려고 했다. 사장이 예정에게 팔지 않으면 살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만드는 예정의 능력 때문에 매우 신선하게 쳐다봤다.

사실 이 부잣집 도령은 물건 살 때 한 번도 가격을 본 적이 없어서 흥정도 해본 적이 없다.

자기 아내가 이렇게 값을 잘 깎는 사람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꽃집 사장이 마치 살이라도 베인 듯, 아파하는 표정을 보자 태윤은 크게 웃고 싶었다.

돈을 내고 난 후, 예정은 자신이 산 화분을 하나하나 태윤의 차로 옮겨 실었다.

태윤은 처음에는 옆에서 보고만 있다가 나중에는 여자에게 화분을 옮기게 두고 자신은 차 옆에 서있는 모습이 보기에 안 좋은 것 같아, 예정이 화분 옮기는 것을 도와주었다. 화분을 다 차에 싣고 나니 태윤의 차는 화분으로 가득 찼다. 다행히 주인이 종이박스 같은 것을 주어 좌석 위에 깔았다. 좌석이 더럽혀질 일은 없었다.

“또 뭐 살 거 있어?”

태윤은 차에 타며 아내에게 물었다.

“차가 이미 꽉 찼잖아요. 다른 물건은 실을 수 없으니까 오늘은 안 살래요. 살림 꾸리는게 하루 이틀 만에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시간 날 때 천천히 사서 꾸밀게요.”

예정은 안전벨트를 맨 후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우리 일단 집으로 갈까요? 이따가 언니 집에 좀 다녀와야 해요.”

태윤은 말없이 차를 움직였다.

“태윤씨.”

“응.”

“주말에 할머니랑 당신 아버지, 어머니 모두 오신다고 했으니까, 우리 언니 불러도 돼요? 언니랑 형부 불러서 같이 밥 먹으면 어떨까 해서요. 언니랑 형부가 내 부모와 마찬가지인데... 우리 이제 혼인신고도 했으니, 우리 사이의 감정이 있든 없든 집안 어른들끼리 만나서 인사도 하고 그래야죠.”

그래야 길에서 마주쳐도 모르고 지나갈 일은 없지않을까?

예정의 고향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숙모, 삼촌 모두 계시는데, 이들은 모두 딸이라는 이유로 자매들을 싫어했다. 심지어 부모님 목숨과 바꾼 보상금의 일부도 가져갔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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