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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2화

“예진아, 난 너를 너무 좋아해. 오랫동안 좋아해 왔어. 내가 너무 둔해서 일찍 당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어. 아니면 진작 고백했을 거야. 어쩌면 우리 서로에 대한 적응 기간이 지났을지도 몰라.”

하예진은 노동명이 잡은 손을 빼고는 자신의 사무실 의자에 앉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하예진은 고개를 들었다. 노동명의 기대 섞인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동명 씨, 내일 일은 어떻게 될지 몰라요. 지금 바로 당신에게 답장 드릴 수 없어요. 적어도 지금까지 재혼을 생각해 본 적 없거든요.”

“먼저 재활치료 잘 받으세요. 만약 당신이 회복한다면, 제가 마음이 바뀌면 다시 당신을 고려해 볼게요. 동명 씨에게 기회를 드릴게요.”

이 답변이 노동명을 안심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희망 있는 대답이었다. 노동명은 웃으면서 답했다.

“예진아, 희망이라도 줘서 고마워.”

앞으로 노동명은 매일 재활 치료가 끝나면 경호원에게 하예진 한 테로 가자고 지시할 것이고 매일 얼굴도장을 찍을 계획이었다.

다른 남자가 하예진에게 접근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었다.

하예진은 젊었다. 게다가 날씬한 몸매를 되찾아 여성미가 물씬 풍겼다.

그날 전태윤이 노동명을 데려다주고 다시 돌아간 날 하예진이 노동명을 데려다줬다. 하예진이 노동명을 밀고 가게를 나올 때 맞은편의 멀지 않은 위치에 있는 슈퍼의 젊은 사장이 하예진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하예진은 아마 눈치도 못 챘을 것이다.

노동명은 지금 불구이지만 그의 예리함은 하예진보다 조금 더 강했다. 그 슈퍼 사장의 눈빛을 보았다.

“동명 씨, 저도 마음을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예요. 지금 이런 생활이 너무 충실하고 자유로워요. 생각이 바뀌지 않을지도 몰라요.”

하예진은 아들을 데리고 사는 이런 생활이 매우 좋다고 생각했다.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면 낮에는 자유로워서 자신의 사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

시집가게 된다면 시댁에 일이 산더미처럼 쌓일 것이 뻔했다. 노씨 집안이 재벌 가문이라 하예진이 아무것도 할 필요는 없겠지만 남편과 시댁 식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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