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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7화

고현의 얼굴은 바로 어두워졌다.

고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전호영을 보면서 물었다.

“전 대표, 뭐 하시는 거죠?”

정성껏 준비한 선물이 장미꽃인 것을 본 고현은 어이가 없었다.

고현은 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전호영이 고현에게 꽃을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했을 뿐이다.

고현이 지금 아파서 병원에 누워있으면 전호영이 꽃을 줘도 아무런 일 없었다.

사지가 멀쩡한 고현에게 전호영이 갑자기 꽃을 선물하면 전호영이 고현에게 고백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슨 뜻인지 몰랐다. 고현은 지금 남성 신분으로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전호영이 고현에게 고백할 리가 없었다.

전호영은 게이가 아니었다.

“꽃집을 지나다가 금방 들여온 장미꽃이 너무 예뻐서 한 다발을 샀어요. 누구한테 줄지 몰랐어요. 강성에서 고 대표와 가장 친해서 고 대표에게 선물하려고요.”

고현은 전호영을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그러나 전호영은 겁내지 않고 예의 있게 웃음을 유지하면서 설명했다.

다만 전호영의 설명은 그 누구도 안 믿었을 뿐이다.

고현도 믿지 않는 눈치였지만 그 거짓말을 폭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꽃다발을 받는것을 거절했다.

“전 대표, 고마워요. 하지만 저는 꽃을 좋아하지 않아요. 꽃을 전해줄 사람이 정말 없으시다면 우리 회사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아 선물하세요.”

고현은 말하면서 전호영의 곁을 지나갔다.

고현은 갑작스러운 꽃다발 선물에 무척 당황했다. 만약 고현이 침착하지 않았더라면 벌써 허점을 드러냈을지도 몰랐다.

전호영은 꽃다발을 손에 들고 고현의 뒤를 따라갔다.

“강성에서 저는 고 대표가 가장 마음에 드는걸요. 그래서 이 꽃다발을 고 대표에게 드리려고요. 고 대표 사무실도 꽃을 놓으면 분위기가 화사해질 거예요.”

“제가 숨이 붙어있는 한 제 사무실은 항상 화사할 거예요. 봄도 아니고 사무실에 꽃 놓을 필요 없어요.”

봄에 고현의 사무실에 꽃을 놓는다면 봄의 화사한 기운이 맴돌지도 몰랐다.

“하하!”

전호영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고 대표, 정말 농담도 잘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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