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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6화

신세희와 반명선은 동시에 멍해졌는데, 곧이어 신세희가 물었다.

“선희 씨... 병까지 걸렸어? 혹시... 매일 밥을 못 먹어서 빈혈이 생겨 혈액병까지 걸린 거 아니야?”

반명선도 참지 못하고 미루나에게 물었다.

“선희 언니, 언니 몸에 있는 피가 예전과 다르고 부모님과도 다른 이유가 모두 병 때문에 혈액을 바꿔서 그런 거예요?”

그러자 엄선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맞아요, 정확하게 말하면 희귀한 조혈 모세포를 의식 받아 병을 치료한 거죠.”

신세희는 엄선희를 붙잡고 물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선희 씨?”

미루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당시 외국의 어느 빈민가에서 매일 흑인 아이들과 떠돌이 사람들과 음식을 빼앗았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 배는 점점 커졌어. 솔직히 나는 장담할 수 없었어,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어디 가서 낳을지. 장담할 수 있는 게 없었기에 나는 아이들과 함께 죽으려고 했어. 뱃속에서 하루라도 더 함께 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했지. 어쩌면 하나님께서 내가 고생하는 걸 보셨을 수도 있고, 배가 너무 커진 걸 보셨을 수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한 아시아계 부부가 나를 집으로 데려갔어. 그들 부부는 나보다 나이가 조금 많았는데 서른 여섯 살 정도 된 것 같았고, 두 사람은 아이가 없었지만 사이가 아주 좋았어. 두 사람 모두 대학교 교수였는데, 한가할 때는 소설 작가로도 일했어. 그들은 내가 아시아인이고 임신까지 한 모습을 보고는 불쌍하게 여겨 그들 집에서 도우미로 일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때부터 나는 매일 빵과 우유를 먹을 수 있는 고정된 숙소가 생겼지. 그 부부는 아시아인이었기에 나는 요리도 할 수 있었어. 예전에 집에 있을 땐 아무것도 할 줄 몰랐지만 그 중년부부를 따라 요리를 배웠고 매일 내가 하는 일은 청소하고 한가할 때는 의자에 기대어 햇볕을 쬐는 일이었어. 한동안은 편안한 날들을 보낸 셈이지.”

신세희는 퉁명스럽게 엄선희를 째려보며 말했다.

“그러면 왜 그때 나한테 전화 한통 하지 않은 거야?! 우리가 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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