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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5화

그 해 소경과 성욱이 만났을 때 성욱은 소경에게 그가 엄선희를 잘 돌보고 있고 엄선희를 데려올 수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엄선희를 데리러 갔을 때에는 엄선희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그때 그녀와 소경은 모두 성욱이 사기를 친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성욱을 잘못 탓한 것 같다.

“왜 그래, 세희 씨?”

미루나가 물었다.

신세희가 머리를 가로저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하늘이 사람을 갖고 노는 것 같단 말이지..?”

그녀가 엄선희를 거의 찾을 뻔했다고, 결국 한 걸음 차이로 엄선희를 찾지 못했다고, 그 한 걸음 때문에 엄선희가 몇 해 동안 고생을 하게 된 거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한참이나 망설이다가 미루나에게 물었다.

“선희 씨가 도망친 후 외국에서 임신까지 한 몸으로 혼자 어떻게 생활한 거야?”

그 말에 미루나의 웃음은 더욱 씁쓸해졌다.

“그때 난...”

그녀는 목이 메었고 눈물은 뚝뚝 떨어졌다.

“세희 씨 말대로 하늘은 정말 사람을 갖고 장난치는 것 같았어. 나는 어릴 때부터 고생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고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힘든 날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 세희 씨가 어릴 적 힘들게 보냈다고 했다는 걸 들은 적 있고, 서진희 아주머니가 그렇게 오랫동안 방랑하고 고생한 것도 알고는 있었지만 언젠가는 내 차례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어. 하지만 삶이 그 정도로 고달파지면 쓴맛을 너무 많이 느껴 더 이상 아무렇지도 않았어. 그때 배가 많이 불렀지만 달리는 속도가 꽤나 빨라 흑인 아이들과 음식을 빼앗아 먹을 수 있었지. 매번 나는 그 애들보다 더 많이 빼앗아 먹었어. 그렇기에 쓰레기통에서 무엇이 좋은지, 먹을 수 없는 음식인지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었어. 예전에 서진희 아주머니한테서 전해 들어서 경험이 있었지.”

그 순간을 회상하던 미루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신세희는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모두 고난을 겪은 적 있었다.

신세희와 엄마, 그리고 민정아, 심지어 유리까지 그들은 신세희와 함께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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