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영이 안색이 어두워지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가 보자고 하셨어.”“할아버지가 왜? 죽어가면서도 당신이 보고 싶다는 거야?”오민경은 불쾌하고 짜증이 났다. 그녀는 위에는 하얀 캐미솔로 가슴의 풍만함을 한껏 들어냈고 아래는 핫팬츠를 입어 하얗고 긴 다리를 보여주었는데 길을 오가는 남자들이 몇 번씩 쳐다보곤 했다. 오민경의 몸매는 너무나 요물 같았지만, 성격은 완전 나빴다.“됐어. 당신은 들어가지 않아도 돼.”오민경이 냉정하게 말했다. 조유찬도 차에서 내리더니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은 오민경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며 비웃었다.“왜? 하연우가 떠나고 이제 여기 할아버지가 죽을 것 같으니까 할아버지 재산을 나눠 먹으려는 거야?”서준영은 분노가 찬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오씨 집안의 재산은 내 눈에 차지 않아. 비켜, 할아버지 만나야 하니까.”“왜 소리쳐! 여기는 내 집이야, 당신은 이미 쫓겨났으니 할아버지가 죽든 살든 당신과 아무 상관이 없어!”오민경이 서준영을 밀치며 외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쳤다.“저리 비켜!”“못 비켜! 왜, 우리 집 앞에서 나를 때리려고?”오민경은 두 팔로 가슴을 감싸고 턱을 치켜올리며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서준영이 화가 치밀어 손을 휘두르려던 찰나, 별장 입구의 문이 열리면서 양지선이 차가운 얼굴로 나오며 소리쳤다.“왜 이제야 와. 아버님이 기다리고 있어.”서준영은 콧방귀를 뀌며 오민경의 앞을 지나 별장으로 들어갔다.오민경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엄마, 왜 저 자식을 들어가게 해요? 만약 영감이 뭐라도 주면 어떻게 하려고요?”양지선이 말했다.“못 만나게 하면 너의 할아버지가 재산을 모두 기부하겠단다. 그럼, 우리 가족 뭘 먹고 살아!”“뭐라고요?”오민경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더니 허리를 비틀거리며 별장으로 들어갔다.서준영이 침실에 들어가자, 기운이 다 빠지고 허약해진 오해진이 숨을 헐떡이며 침대에 누워있었다.“할아버지!”서준영이 뛰어가자, 침대에 누
양지선은 순식간에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 외쳤다.“서준영, 너 뭘 하려는 거야? 여기는 오씨 가문이야! 감히 어디서 행패야?”오민경도 자리에서 일어나 지옥에서 금방 나온 듯 싸늘한 눈빛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서준영을 보며 소리쳤다.“서준영! 닥쳐! 무슨 자격으로 내 엄마를 모함해! 닥치고 당장 우리 집에서 꺼져!”“하하! 정말 그 엄마에 그 딸이네!”서준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모함인지 아닌지는 곧 알게 될 거야!”말을 마친 서준영이 손을 들어 허공에서 주먹을 쥐자, 양지선은 뭔가에 목을 잡힌 듯 곧바로 서준영 앞으로 끌려왔다. 그 장면에 오민경, 조유찬, 오정빈은 깜짝 놀랐다.‘방금 어떻게 된 거지?’서준영은 양지선의 목을 잡고 증오의 눈빛으로 말했다.“할아버지가 느끼시는 고통의 10배로 느껴봐!”말을 마치는 순간 그의 손에는 3개의 은침이 쥐어져 있었다.“안 돼! 하지 마!”양지선이 공포에 질려 소리를 질렀지만 이미 늦었다. 3개의 은침은 순식간에 양지선의 머리 위에 꽂혔고 그녀는 곧바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바닥에 쓰러졌는데 머리를 바닥에 박다가 배를 끌어안고 뒹굴더니 또 가슴을 부여잡고 비참한 비명을 질렀다.“악! 너무 아파… 온몸이 너무 아파! 죽여줘, 제발 나를 죽여줘…”양지선은 온몸이 수많은 독에 중독된 듯 살과 근육 그리고 영혼마저 아파서 비참하게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가끔은 칼 위에 있는 듯하고 가끔은 불바다에 있는 듯하고 또 가끔은 얼음 속에 있는 듯 고통스러웠다.바닥에서 뒹굴며 연신 비명을 지르는 양지선을 본 오정빈과 오민경이 뛰어가서 그녀를 붙잡고 화가 난 표정으로 서준영을 향해 소리쳤다.“서준영, 미친놈! 너 우리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서준영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중독되었을 때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껴보게 한 거야!”“미친놈! 당장 그만해?”오민경이 고함을 질렀지만, 서준영은 개의치 않고 싸늘하게 말했다.“그만할 수는 있는데 그러면 말해봐. 당신들이 할아버지에게
순간 조유찬과 오민경은 어안이 벙벙했다.‘무슨 상황이지?’‘원씨 가문의 원지효가 서준영에게 사과하다니?’‘원씨 가문과 원 어르신을 대표해서 데리러 왔다고?’그런데 그들을 더 경악하게 한 것은 서준영이 차가운 눈빛으로 원지효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떠나려는 서준영의 모습을 보고 조유찬과 오민경은 충격을 받았다.‘헉! 원씨 가문의 원지효를 거절하다니!’서강시의 대부호 원씨 가문의 원지효가 직접 사과하면서 초대하는데 거절 뿐만 아니라 불만이 가득했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으면 원씨 가문에서 이미 죽여버렸을 거다. 이어서 조유찬과 오민경을 더 황당하게 만드는 장면이 발생했다.원지효는 화를 내지 않을뿐더러 서준영을 따라가서 거듭 해명하며 사과했다.“죄송해요. 아까는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려요. 같이 가주시기만 한다면 어떤 요구든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서준영이 걸음을 멈추고 원지효를 아래위로 훑어보자, 원지효는 서둘러 손으로 자기의 가슴을 가리면서 부끄러워했다.‘저 눈길은 뭐지? 설마, 같이 자겠다는 거야?’원지효는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가 아니다. 몇 년 동안 원씨 가문의 일을 처리하면서 수많은 남자들을 만났었는데 그들의 목적은 딱 하나 그녀와 자고 싶어 했다. 때문에 원지효는 남자들에게 호감이 없었는데 서준영도 그 남자들과 똑같이 천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원경훈이 서준영의 모든 요구를 무조건 만족시켜서라도 꼭 데려오라고 했기에 잠시 망설이다가 이를 악물고 두 손을 내리고는 눈을 감고 가슴을 흔들며 말했다.“당신이 뭘 하려고 하는지 알아요. 만지고 싶으면 만져요. 그리고 우리 할아버지를 만나주시면 오늘 밤에... 밤에 같이... 하지만 오늘 밤 한 번만이에요. 그리고 절대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면 안 돼요.”서준영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원지효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원지효 씨, 그렇게 남자가 그리워요? 난 당신 같은 여자한테 관심 없어요. 그런 것 말고 다른거요.”원지효는 다행
차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어색해졌고 원지효는 쑥스러워서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정말 다 벗어요?”서준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원지효는 잠시 망설이다가 커튼 버튼을 눌러 창문 커튼과 운전석 라인과의 프라이버시 막을 닫았다. 그녀는 머릿속으로 격렬한 투쟁을 하다가 이를 악물고 천천히 웃옷 단추에 손을 올렸다. 그녀는 맥을 보이려고 했는데 옷까지 벗어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사람이 정말로 병을 보려는 걸까? 다른 짓은 안 하겠지?’서준영은 원지효를 재촉하지 않았다. 그가 옷을 벗으라고 한 것은 원지효의 증상이 조금 이상해서 몸의 다른 부위에도 증상이 있는지 확실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원지효는 할 수 없이 고민하다가 결국 이를 악물고 큰 숨을 들이마시고는 단추를 하나씩 풀고 정장을 벗었다. 그 뒤로 셔츠를 벗자 새하얀 피부와 날씬한 몸매에 군살 하나 없는 복근이 드러났고 향기가 물씬 풍겼다. 속옷은 검은색 레깅스였는데 완벽하게 몸에 밀착되어 하얀 피부와 조화를 이루었다.원지효는 서준영을 등지고 앉아 가슴을 부둥켜안고 물었다.“신의님, 더 벗어야 해요?”서준영은 잠깐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아니요. 이제 입으세요.”원지효의 등에 작고 빨간 꽃잎 모양의 흔적이 있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아무도 주의하지 못할 것이다.원지효는 서둘러 셔츠와 재킷을 입고 물었다.“신의님, 저 무슨 병이에요?”“병은 없습니다.”서준영는 간단명료하게 말했다.“네? 병이 없다고요? 그런데 왜 옷은...”원지효는 서준영이 자기를 놀렸다는 생각에 조금 화가 났다.하지만 서준영의 다음 말을 들은 원지효는 몸을 떨며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다른 사람으로부터 독충 저주를 받았어요.”서준영이 담담하게 말했다.“독충 저주요?”원지효는 처음으로 듣는 말에 의아했다.“서남 묘강의 독충 술이예요. 그중에 오랜 역사가 있는 파가 있는데 독벌레를 이용해서 사람의 몸에 저주술을 심는다고 해요. 제 판단이 맞는다면 원지효 씨는 애정 구충 저주를
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저도 아직은 저주를 풀 방법이 없어요. 돌아가서 방법을 연구해 볼게요.”그는 방금 머릿속으로 [구천현술] 중의 독출술에 관한 내용을 되뇌었는데 애정 구충 저주를 푸는 방법이 기재되어 있는 듯했지만 상세한 건 아직 찾지 못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지효 씨는 쉽게 남자를 좋아할 것 같지 않으니 이 저주가 큰 영향은 없을 거예요. 만약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저를 찾아오세요. 침법으로 우선 저주가 일으키는 반응을 억제해 드릴게요. 하지만 그 사람과 더 가까운 행동을 한다면 그건 저도 어떻게 도와드릴 수 없어요.”서준영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원지효가 난감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알려주셔서 고마워요.”마침, 차가 멈추면서 앞에 있던 비서가 말했다.“아가씨, 도착했습니다.”원지효는 서둘러 정장을 입고 다시 도도한 표정으로 바뀌었다.“알았어.”그리고 고개를 돌려 서준영에게 말했다.“신의님, 저주에 대한 얘기는 저의 할아버지에게 하지 말아 주세요. 걱정시켜 드리고 싶지 않아요.”서준영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비밀은 지켜드릴게요. 하지만 주위에 있는 사람을 조심하세요. 이런 독충 저주는 반드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어야만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하루 만에 되는 것이 아니고 적어도 4~5년의 세월이 필요하거든요.”“네, 명심하겠습니다.”말을 마친 두 사람은 원경훈의 병실에 들어갔다. 안에는 선우재덕과 그의 손자가 있었는데 원경훈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준영과 원지효가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본 원경훈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신의님, 드디어 오셨군요.”안색이 많이 회복된 원경훈은 침대에 기대어 앉아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서준영의 신분과 배경은 조금 전에 부하가 가져온 자료를 통해 모두 요해했기에 그는 서준영의 출신으로 지금과 같은 의술을 갖춘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젊은 나이에 아마도 뭔가 특별한 일들을 겪었을 것 같았다.서준영이 두 손을 모아 정중하게 인사했다.“
“태준아, 무례하게 굴지 마!”선우재덕이 고개를 돌려 선우태준을 꾸짖었다.“여기 서준영 씨의 의술은 네가 뭐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 어서 사과해!”하지만 선우태준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그럼 어떤 수준인데요? 할아버지, 제가 보기에는 그냥 소 뒷걸음치다가 쥐를 잡은 것뿐이에요.”선우태준의 말에 병상에 있던 원경훈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선우재덕도 분노하며 소리쳤다.“닥쳐! 내가 평소에 너를 너무 버릇없이 키웠구나. 당장 사과해! 아니면 돌아가서 감금당할 줄 알아!”“흠! 절대 저 자식에게 사과 안 해요. 어쨌든 제 눈에 저 자식의 의술은 별로거든요.”선우태준이 소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감금을 당해도 좋으니, 저 자식이 의술을 증명하기 전에는 절대 사과 못 해요.”선우재덕은 어쩔 수 없이 서준영에게 두 손을 올리며 말했다.“서준 씨, 죄송해요. 제가 저놈을 잘못 키웠어요. 돌아가면 제대로 훈계할게요.”서준영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어르신, 손자분이 제 의술을 믿지 않으니, 제가 증명해 보일 수밖에 없겠네요.”“네?”선우재덕은 의아한 눈길로 서준영을 바라봤다.서준영은 오만하기 그지없는 선우태준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선우태준 씨, 최근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죠?”선우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신하고 무슨 상관이야! 내가 불면증인 건 늦게 자서 그런 거야.”서준영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당신은 최근 1년 동안 허리와 복부에 통증이 있었을 거고 정력도 예전과 같지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여자들과 함께 잠자리할 때도 1~2분 만에 끝나죠?”그의 말에 병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는데 원지효가 얼굴을 붉히며 억지로 웃음을 참고 있었다.반면 선우태준은 부끄러움에 붉어진 얼굴로 서준영을 노려보며 소리쳤다.“당신, 뭐라는 거야? 네가 1~2분이야! 나 얼마나 강한데, 매번 적어도 1시간은 걸려! 또 한 번 근거 없는 헛소리하면 그 입 찢어버릴 거야!”선우태준이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가 격동하면 할
선우태준은 당황한 나머지 주먹을 불끈 쥐고 그 자리에 얼어붙어서 꼼짝하지 못했다. 서준영이 은침으로 원경훈을 살리는 장면을 봤었기에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당신, 나한테 무슨 짓 한 거야?”선우태준이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서준영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별거는 아니고 그 자세로 30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조루 증상이 치료가 될 거예요.”선우태준은 믿기지 않는 듯 다시 물었다.“정말이야? 이대로 30분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된다고?”“믿거나 말거나 그건 태준 씨 맘대로 해요.”서준영이 대답했다.선우태준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이를 악물었다.“좋아. 한 번만 믿어보지 뭐.”선우재덕은 한심한 듯 고개를 저으며 일어서서 말했다.“준영 씨, 우리는 옆방으로 가서 더 얘기할까요?”“네, 그렇게 하시죠.”서준영은 대답하고 선우재덕을 따라 병실에서 나왔다.원지효는 괴이한 눈빛으로 얼굴이 붉어진 선우태준을 보고 웃었다.“천하의 선우태준이 그것이 안 될 줄은 몰랐네요.”“저 아니에요. 조금만 강화하면 1시간이 2시간으로 될 수 있어요.”선우태준은 죽어도 인정할 수 없었다.“정말요?”원지효의 눈빛과 웃음은 선우태준으로 하여금 고개를 숙이게 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서준영이 자기를 속인 거라면 꼭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한편 서준영과 선우재덕은 옆의 휴게실에 들어갔다.선우재덕이 먼저 말했다.“신의님, 방금 침법으로 제 손자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죠?”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네, 제대로 보셨습니다.”선우재덕이 난감한 듯 웃으며 말했다.“저놈을 너무 오냐오냐 키웠어요. 한번 혼나봐야 해요.”“어르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처방전을 드릴 건데 완치될 수 있습니다.”서준영이 웃으며 말하자 선우재덕이 두 손을 올려 감사를 표했다.“감사합니다.”“괜찮습니다.”“준영 씨, 제가 구양 생명연장 침술이 궁금해서 그러는데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선우재덕이 아주 직설적으로 묻자, 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네, 그럼
서준영은 뛰어나가는 선우태준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어르신, 손자분이 본성은 나쁘지 않아요. 재미도 있고요.”“하하하, 준영 씨가 원하시면 부하로 부리세요. 뭐든지 시켜서 성질을 좀 고쳐주세요”선우재덕이 웃었다. 서준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한의원을 개업하려고 하는데, 와서 도와주면 저야 고맙죠. 어르신 손에서 자란 거라면 약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거잖아요.”“그럼요. 게을러서 깊게 배우지 않아서 그렇지, 약재에 대해서는 잘 알아요. 만약 준영 씨가 사람 만들어주신다면 그야말로 저의 선우 가문의 은인입니다.”선우재덕이 두 손을 올리고 허리를 굽혀 공손하게 인사하자, 서준영은 선우재덕을 일으키며 말했다.“이러시지 않아도 됩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영이 병원을 떠나려 하자, 원지효가 직접 배웅하면서 차에서 다시 한번 애정 구충 저주에 괜해 물었다.“가슴이 칼에 베이는 듯 아프다는 것은 지효 씨가 그 남자를 좋아한다는 뜻이에요.”서준영은 그렇게 한마디를 남기고 멋있게 차에서 내렸다.차에 있던 원지효는 서준영의 뒷모습을 보면서 눈썹을 치켜들고 중얼거렸다.“칼에 베이는 듯 아픈 느낌?”곧 그녀는 의아했다.“내가 신의님을 좋아한다는 건가?”원지효는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아닐 거야. 뭔가 잘못됐을 거야.”서준영은 원지효의 생각은 모른 채 별장에 돌아왔다. 그때 도민준이 흥분하며 달려왔다.“준영 씨, 누님... 누님이 깨어났어요.”서준영은 그의 말에 곧장 침실로 뛰어 들어갔다.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던 주란화가 서준영이 들어오는 걸 보고 사랑스러운 눈웃음을 지었다.“서 선생, 돌아왔네.”서준영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주란화의 맥을 짚어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느낌이 어때요?”“오래 자다가 깬 것 같아.”주란화가 말했다.“참, 그리고 아주 길고 예쁜 꿈을 꾸었어. 알려줄까?”서준영이 웃으며 물었다.“어떤 꿈인데요?”“꿈에 내가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교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