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은 너무 당당하게 나오는 서준영 때문에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이놈한테 무슨 증거가 있다는 거지? 웬만한 사람은 발견하지도 못할 텐데...’서준영은 불안해하는 채명을 보면서 속으로 기뻐했다.“채 선생님, 안색이 나빠 보이시는데 무슨 일 있어요?”채명은 자기의 불안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담담하게 답했다.“하하하, 아니에요. 어떤 증거가 있다는 거죠?”서준영은 채명을 향해 씩 웃더니 옆에 있던 서지강과 여직원들에게 말했다.“진료실에 있는 환자를 여기로 옮겨주세요.”당당한 서준영과는 달리 서지강은 엄청 걱정스러웠다.“사장님, 독살당한 것이 확실하나요? 제가 진단했을 때는 분명히 급성 맹장염이였어요...”서준영은 미소를 지으며 서지강의 어깨를 툭툭 쳤다.“급성 맹장염이라고 충분히 오해할 수 있습니다. 기계로 진단한다고 해도 구별이 힘든 것이니 지강 씨 탓이 아닙니다.”서지강은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채명은 옆에서 또 한 번 재촉했다.“서 선생님, 시간 끌지 말고 빨리 증명하시죠!”건장한 남자와 인부들도 나서서 주먹을 휘두르는 시늉을 하면서 소리쳤다.“인혁이가 약국 의사의 능력 부족으로 죽은 게 확실해!”구경꾼들도 나서서 맞장구를 치고 있을 때 서준영이 먼저 채명에게 물었다.“채 선생님은 환자분의 구체적인 사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배가 아프다는 환자의 복부를 마구 누르고 급성 맹장염이라는 진단을 내린 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환자가 사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 당신 직원이 환자의 통증 부위를 마구 누르는 바람에 병세가 급격히 악화하여 돌연사했다고 생각합니다.”구경꾼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채명의 말에 맞장구쳤다.“채 선생님의 말씀이 일리가 있어요! 인혁이는 분명히 약국 의사의 무능함 때문에 죽은 거예요.”“채 선생님이 돌연사라고 하면 돌연사가 맞는 거겠죠.”“이런 실력으로 약국을 운영할 생각을 한다니,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을 죽일 작정인 거죠?”“아직도 환자가 독살당했다면서 책임을 떠넘기는
채명은 어떻게든 상황을 돌리기 위해 눈알을 열심히 굴렸다.“맞아요, 당신이 책임을 회피하려고 남몰래 죽은 사람의 머리에 바늘을 찔렀을지 누가 알아요, 여러분들 이 사기꾼의 말에 속으면 안 됩니다!”하지만 서준영의 이에 굴하지 않고 또다시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채 선생님, 이건 당신이 자초한 일이에요, 난 당신에게 많은 기회를 줬어요.”서준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채명을 무시하고 구경꾼들을 향해 다시 큰 소리로 말했다.“여러분 환자의 머리에 있는 독침 자국이 생전에 생긴 건지 사후에 생긴 건지 구별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사후에 찔렸을 경우, 주변에만 독소가 퍼지게 되지만 반대로 살아있을 때 찔리면 독소가 환자의 피를 타고 온몸으로 퍼지게 됩니다. 한마디로 다른 부위의 혈액을 채취해서 검사하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채명이의 가슴이 단번에 철렁 내려앉았다.서준영은 작은 칼을 들고 누워있는 환자의 손에 작은 상처를 내고는 피를 뽑았다.그리고 서지강을 시켜 아직 개봉하지 않은 은침 한 세트를 가져오게 한 후, 사람들 앞에서 은침에 그 피를 묻혔고 순식간에 은침이 검게 변했다.모든 장면을 지켜본 구경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헉! 진짜 다른 곳까지 독이 퍼졌네요!”“정말 살아있을 때 중독되었나 봐요!”“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채 선생님은 분명히 돌연사라고 했잖아요!”건장한 남자와 인부들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식은땀을 흘리며 줄행랑쳤고 서지강은 도망치는 그들을 가리키며 서준영에게 외쳤다.“사장님, 저놈들 도망갑니다!”서준영은 바로 뒤따라가서 단번에 그들을 제압했고 구경꾼들도 쫓아와 바닥에 쓰러진 그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손찌검까지 했다.채명은 공들여 설계한 작전이 물거품이 되자, 혼란을 틈타 조심스레 도망치려고 했지만 서준영이 그를 붙잡아 세웠다.“당신도 도망치려고요? 이미 늦었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준영의 손가락 사이에서 여섯 개의 은침이 나타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채명의 다리와 배를 찔렀다.채명은 그 충격에
깜짝 놀란 조유찬은 차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준영에게 소리쳤다.“서준영, 미쳤어? 산 지 얼마 안 된 포르쉐란 말이야! 이 차 3억 원이라고!”하지만 서준영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주먹으로 조수석의 유리를 깨버렸다.깨진 유리 파편에 맞은 조유찬의 얼굴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렸고 그는 더욱 이를 갈면서 분노했다.“돌았어? 이 살인마야!”그러나 서준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차 안으로 손을 뻗어 조유찬의 멱살을 홱 잡아당겨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내동댕이쳤다.조유찬은 갑작스레 벌어진 공격에 반격도 하지 못하고 허리춤을 감싸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미친놈아, 뭐 하는 거야? 그냥 지나가다가 소란스러워서 본 것뿐인데 나한테 왜 이래?”서준영은 냉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조유찬에게 말했다.“조유찬, 자백하는 게 좋을 거야.”조유찬이 틈을 타서 도망가려는 찰나, 서준영이 발로 그를 걷어찼고 그 충격으로 또 바닥에 쓰러졌다.“서준영, 나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어. 그냥 명령에 따랐을 뿐이야...”“그럼, 너한테 이런 명령을 내린 사람이 누구야?”조유찬은 겁에 질린 얼굴로, 뒤로 물러나면서 서준영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용서를 빌었다.“그게 강오 도련님께서 시켰어. 네가 약국을 개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한테 사람을 보내서 소란을 피우라고 했어. 서준영, 내가 진짜 잘못했으니까 더 이상 때리지 말아줘. 다시는...”“그럼 내 약국을 저렇게 박살 낸 건 어떻게 보상할 거야?”조유찬은 섬뜩한 서준영의 목소리에 겁먹고 얼른 답했다.“모든 손해는 내가 책임지고 배상할게.”“그래, 알겠어.”서준영은 말을 마치고 조유찬에게 다가가 환하게 웃었다.그 웃음이 얼마나 섬뜩했는지 조유찬은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너, 너 뭐 하려고?”서준영은 냉랭한 목소리로 답했다.“지강 씨가 너희 쪽 사람한테 맞은 만큼 너도 나한테 맞아야지.”이어 서준영의 주먹에 정통으로 맞은 조유찬은 비명을 질렀고 코와 얼굴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어버렸
적아고 도사는 누런 이빨을 드러내고 웃으면서 조유찬 곁에 있는 오민경을 탐욕스럽고 음란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아주 탐나는 몸이야! 저 몸으로는 엄청난 독을 가진 독충을 만들 수 있겠어요!”이어 그는 계속 오민경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조유찬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당신 아내를 내가 5년 동안 공들여 키운 백귀독충 한 마리와 바꿀 생각이 없어요? 그 독충은 당신을 바로 내공 대성의 실력까지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독소만 흡수한다면 실력이 일취월장하도록 도와주는데 욕심나지 않나요?”섬뜩한 미소에 놀란 오민경은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조유찬의 뒤에 숨었다.조유찬도 적아고 도사가 무섭게 느껴졌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웃으면서 거절했다.“적아고 도사님, 사양하겠습니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저희는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말을 마친 조유찬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민경을 데리고 성용 리조트를 빠져나왔다.오민경은 차에 오른 후에도 계속 적아고 도사의 끔찍한 모습이 생각나서 겁에 질린 채로 있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떨리는 목소리로 조유찬에게 말했다.“여보, 아까 그 사람 너무 징그럽고 무서웠어, 나 토할 것 같아...”“솔직히 나도 엄청나게 놀랐어.”조유찬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얼마 뒤, 거미 한 마리가 오민경의 몸을 타고 올라와 그녀의 목을 물었다.“퍽!”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오민경은 그제야 아픔을 느끼고 목에 붙어있던 거미를 손바닥으로 쳐서 죽였다.그러고 나서 휴지로 거미를 감싸고 창밖으로 얼른 내던져버렸다.“억! 징그러워,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지?”그 순간 물린 자리에 붉은 자국이 생겼다가 곧이어 감쪽같이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오민경도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여보, 나 어지러워서 좀 잘게.”조유찬은 고개를 끄덕이고 운전에 집중하면서 적아고 도사가 했던 제안을 되새겼다.‘백귀동충? 정말 내가 내공 대성의 실력까지 오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그는 세상에 돈과 권력보다도
그날 저녁, 오너의 경지에 오른 안호철의 축하 파티는 예정대로 안씨 가문의 별장에서 진행되었다.서준영은 멋진 슈트를 차려입고 오랫동안 준비해 온 대환단을 챙겨 파티 장소로 갈 준비를 했다.차에 오르자마자 그는 안윤아에게서 온 연락을 받았다.“준영 씨, 할아버지께서 오늘 축하 파티가 끝난 후 당신이 참석해야 할 사적인 소모임이 있다고 전해달래.”“사적인 모임이라니?”“글쎄, 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무슨 법기 경매회에 할아버지 또래의 영감님들이 여러 명 참석한다고 들었어. 아마 할아버지께서 당신한테 자기 인맥들을 소개하려는 거 아닐까?”안윤아의 말에 서준영은 깜짝 놀랐다.“법기라고?”“응,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지만, 경매회에 팔괘경이라는 법기가 나온대. 그 법기가 집안을 안정시킬 수도 있고 풍수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했어. 게다가 주인이 길흉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들었어.”“알겠어, 지금 출발할게.”안윤아가 할 말만 다 하고 전화를 끊어버리자, 서준영은 꺼져버린 휴대폰을 바라보면서 머쓱한 듯 코를 만지작거렸다.“계집애가 성격은 급해서!”서준영은 자기가 갖고 있는 법기 중 음사등뼈채찍을 제외하고는 공격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마땅한 무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안윤아의 말대로라면 팔괘경이 좋은 방어 법기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서준영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하씨 가문의 별장으로 향했다....별장 입구에 도착해서야 그는 오늘 밤 축하 파티가 엄청 성대하다는 것을 알았다.그도 그럴 것이 입구에는 각양각색의 고급 차와 군용차들이 가득 주차되어 있었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총을 든 병사들이 별장 주위를 순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서준영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늘 밤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신분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야.”그는 입구에 있는 경비원에게 초대장을 내밀고 신분을 확인하고 나서야 별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넓은 별장 정원에는 연대감이 느껴지는 책걸상들이 있었고 벽에는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들이 걸려 있
도찬혁은 말문이 막혀서 얼굴이 파랗게 질렸고 최수영이 서준영의 팔짱을 낀 채로 놓지 않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심정이었다.“수영아, 너 왜 아직도 저놈 팔짱을 끼고 있는 거야?”“도찬혁, 미쳤어? 내가 누구의 팔짱을 껴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최수영이 싸늘한 답변만 남긴 채 서준영을 끌고 자리를 뜨려고 하자, 도찬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거기 서!”이어 도찬혁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서준영을 노려보며 말했다.“서준영, 전에는 너랑 겨룰 기회가 없었지만, 오늘 정식으로 붙어봐. 이긴 사람이 최수영을 가지는 거야!”서준영은 여자에 눈이 멀어서 도전장을 내미는 도찬혁이 유치하다고 느껴졌다.“멍청한 것!”최수영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격양된 어조로 말했다.“도찬혁, 네가 단단히 미쳤구나! 누구 맘대로 이긴 사람이 날 갖는다는 거야, 내가 물건이야? 정말 어이가 없네! 서준영 씨, 평생 군대에서 산 남자를 상대할 가치가 없어, 가자!”말을 마친 그녀는 서준영을 끌고 자리를 이동했다.하지만 도찬혁은 며칠 동안 향상된 실력과 도씨 가문의 기린권에 대한 깊어진 이해 덕에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라 세미 대가의 실력으로 서준영을 한 방에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게다가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가의 경지를 돌파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까지 들었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아냥거리면서 서준영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했다.“서준영, 질까 봐 두려워서 날 피하는 거야? 날 이길 자신이 없으면 사람들 앞에서 너의 패배를 인정해, 그러면 연우 누나를 봐서라도 널 조용히 보내줄게.”도찬혁은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무도 대가의 나이에 오른 자기가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서준영의 실력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덤덤하게 도찬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정말 싸우겠다고?”“당연하지!”말이 끝나기 무섭게 도찬혁은 싸움 태세를 취했고 떠들썩한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도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고 너도나
서준영의 짧은 한마디에 별장 정원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도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생각을 했다.‘뭐라고요? 저렇게 젊은 사람이 대가의 경지에 올랐단 말이에요?’‘만약 사실이라면 강운시 무도계에서 역대 최고의 인물이지 않을까요?’심지어 그들은 2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대가의 경지까지 오른 서준영이 용진에서 천재 요물이라고 불리는 인물들보다도 더욱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했다.도찬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다가 끝까지 현실을 부정했다.“거짓말하지 마! 어렸을 때부터 군대에서 무도 실력을 갈고닦는 것에만 몰두한 도씨 가문 도련님인 나도 아직 세미 대가의 경지밖에 오르지 못했는데 아동 복지 센터에서 자란 네가 대가의 경지에 올랐다는 게 말이 될 수가 없잖아!”서준영은 도찬혁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무도 실력과 출신 배경, 어릴 때 자란 환경이 무슨 관련이 있지? 네 말대로 너는 명문가인 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부족함 없이 이런저런 특권을 누리면서 자랐어. 근데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도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충분히 너희들을 능가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마!”서준영이 똑 부러지게 말하자, 주위 사람들은 조용히 침묵을 지켰고 도찬혁도 뭐라 반박해야 할지 몰라 주먹만 불끈 쥔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너 같은 평범한 사람이 아무리 발악해도 하늘이 정해준 행운아를 이길 수 없어! 직접 싸워보기 전까지는 네가 나보다 한 수위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지, 죽어!”이어 도찬혁이 힘껏 쥐고 있던 주먹에서 풍기던 푸른 기운이 푸른 기린으로 변했고 그는 필살기인 기린권을 쓰면서 서준영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했다.서준영도 이에 질세라 손을 들자, 손가락에서 뿜어져 나오던 한 줄기의 영기가 총알처럼 도찬혁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그 충격으로 도찬혁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별장 입구의 거대한 문까지 부수고 바닥에 처참하게 나뒹굴었다.순식간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그
별장 정원은 이제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떠들썩해졌고 휴게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던 재벌 2세들도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봤다.오늘 밤 서준영의 명성과 위엄이 강운시에 완전히 퍼진 셈이었다.최수영도 몰려드는 인파에 서준영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지만, 그에게로 향한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짧은 시일 내에 무도 대가의 경지에 올랐다니 정말로 대단해!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 하나는 인정해 줘야 한다니까! 이 정도 실력이라면 용진의 또래 무사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아, 음... 서준영과 결혼해서 후회할 일은 없겠네.”10여 분이 지나서야, 사람들의 흥분이 점차 가라앉았고 각자 제자리로 돌아갔다.서준영도 그제야 조용한 휴게실 한쪽에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사람들이 이 정도로 열정적인 반응을 보일 줄이야, 이게 바로 막강한 실력이 주는 위엄이란 말인가!’이때 최수영이 생글생글 웃으며 서준영의 옆에 앉아 턱을 괴면서 물었다.“무슨 생각해?”“아무것도 아니야.”때마침 한 웨이터가 두 사람에게 다가와 물었다.“두 분 마실 것 좀 드릴까요?”“그러면 에이드 한 잔 부탁해요.”서준영은 에이드 한 잔을, 최수영은 우유 한 잔을 주문했다.그가 주문한 에이드를 받아 들고 두 모금 마신 뒤, 몸을 숙여 빨대로 우유를 마시고 있는 최수영을 쳐다봤다.빨대가 그녀의 깊게 들어간 가슴골을 정확히 가리고 있어 양쪽 봉긋하게 솟은 가슴이 더 두드러지게 보였다.서준영은 그녀의 관능적인 자태에 매료되어 정신이 혼미해졌고 그녀의 몸을 타이트하게 감싸고 있는 원피스를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우유를 마시고 있던 최수영도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눈웃음을 치면서 물었다.“뭘 그렇게 봐?”“맛있어 보이네...”서준영이 당황해서 헛소리를 내뱉었지만, 최수영은 그의 숨은 뜻을 알아채지 못한 듯 마시고 있던 우유를 건넸다.“에이드 맛없어? 그럼, 내 우유 마셔볼래?”서준영은 그녀가 알면서 모른 척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