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란 조유찬은 차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준영에게 소리쳤다.“서준영, 미쳤어? 산 지 얼마 안 된 포르쉐란 말이야! 이 차 3억 원이라고!”하지만 서준영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주먹으로 조수석의 유리를 깨버렸다.깨진 유리 파편에 맞은 조유찬의 얼굴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렸고 그는 더욱 이를 갈면서 분노했다.“돌았어? 이 살인마야!”그러나 서준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차 안으로 손을 뻗어 조유찬의 멱살을 홱 잡아당겨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내동댕이쳤다.조유찬은 갑작스레 벌어진 공격에 반격도 하지 못하고 허리춤을 감싸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미친놈아, 뭐 하는 거야? 그냥 지나가다가 소란스러워서 본 것뿐인데 나한테 왜 이래?”서준영은 냉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조유찬에게 말했다.“조유찬, 자백하는 게 좋을 거야.”조유찬이 틈을 타서 도망가려는 찰나, 서준영이 발로 그를 걷어찼고 그 충격으로 또 바닥에 쓰러졌다.“서준영, 나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어. 그냥 명령에 따랐을 뿐이야...”“그럼, 너한테 이런 명령을 내린 사람이 누구야?”조유찬은 겁에 질린 얼굴로, 뒤로 물러나면서 서준영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용서를 빌었다.“그게 강오 도련님께서 시켰어. 네가 약국을 개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한테 사람을 보내서 소란을 피우라고 했어. 서준영, 내가 진짜 잘못했으니까 더 이상 때리지 말아줘. 다시는...”“그럼 내 약국을 저렇게 박살 낸 건 어떻게 보상할 거야?”조유찬은 섬뜩한 서준영의 목소리에 겁먹고 얼른 답했다.“모든 손해는 내가 책임지고 배상할게.”“그래, 알겠어.”서준영은 말을 마치고 조유찬에게 다가가 환하게 웃었다.그 웃음이 얼마나 섬뜩했는지 조유찬은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너, 너 뭐 하려고?”서준영은 냉랭한 목소리로 답했다.“지강 씨가 너희 쪽 사람한테 맞은 만큼 너도 나한테 맞아야지.”이어 서준영의 주먹에 정통으로 맞은 조유찬은 비명을 질렀고 코와 얼굴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어버렸
적아고 도사는 누런 이빨을 드러내고 웃으면서 조유찬 곁에 있는 오민경을 탐욕스럽고 음란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아주 탐나는 몸이야! 저 몸으로는 엄청난 독을 가진 독충을 만들 수 있겠어요!”이어 그는 계속 오민경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조유찬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당신 아내를 내가 5년 동안 공들여 키운 백귀독충 한 마리와 바꿀 생각이 없어요? 그 독충은 당신을 바로 내공 대성의 실력까지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독소만 흡수한다면 실력이 일취월장하도록 도와주는데 욕심나지 않나요?”섬뜩한 미소에 놀란 오민경은 얼른 고개를 가로저으며 조유찬의 뒤에 숨었다.조유찬도 적아고 도사가 무섭게 느껴졌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웃으면서 거절했다.“적아고 도사님, 사양하겠습니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저희는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말을 마친 조유찬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민경을 데리고 성용 리조트를 빠져나왔다.오민경은 차에 오른 후에도 계속 적아고 도사의 끔찍한 모습이 생각나서 겁에 질린 채로 있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떨리는 목소리로 조유찬에게 말했다.“여보, 아까 그 사람 너무 징그럽고 무서웠어, 나 토할 것 같아...”“솔직히 나도 엄청나게 놀랐어.”조유찬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얼마 뒤, 거미 한 마리가 오민경의 몸을 타고 올라와 그녀의 목을 물었다.“퍽!”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오민경은 그제야 아픔을 느끼고 목에 붙어있던 거미를 손바닥으로 쳐서 죽였다.그러고 나서 휴지로 거미를 감싸고 창밖으로 얼른 내던져버렸다.“억! 징그러워,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지?”그 순간 물린 자리에 붉은 자국이 생겼다가 곧이어 감쪽같이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오민경도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여보, 나 어지러워서 좀 잘게.”조유찬은 고개를 끄덕이고 운전에 집중하면서 적아고 도사가 했던 제안을 되새겼다.‘백귀동충? 정말 내가 내공 대성의 실력까지 오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그는 세상에 돈과 권력보다도
그날 저녁, 오너의 경지에 오른 안호철의 축하 파티는 예정대로 안씨 가문의 별장에서 진행되었다.서준영은 멋진 슈트를 차려입고 오랫동안 준비해 온 대환단을 챙겨 파티 장소로 갈 준비를 했다.차에 오르자마자 그는 안윤아에게서 온 연락을 받았다.“준영 씨, 할아버지께서 오늘 축하 파티가 끝난 후 당신이 참석해야 할 사적인 소모임이 있다고 전해달래.”“사적인 모임이라니?”“글쎄, 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무슨 법기 경매회에 할아버지 또래의 영감님들이 여러 명 참석한다고 들었어. 아마 할아버지께서 당신한테 자기 인맥들을 소개하려는 거 아닐까?”안윤아의 말에 서준영은 깜짝 놀랐다.“법기라고?”“응,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지만, 경매회에 팔괘경이라는 법기가 나온대. 그 법기가 집안을 안정시킬 수도 있고 풍수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했어. 게다가 주인이 길흉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들었어.”“알겠어, 지금 출발할게.”안윤아가 할 말만 다 하고 전화를 끊어버리자, 서준영은 꺼져버린 휴대폰을 바라보면서 머쓱한 듯 코를 만지작거렸다.“계집애가 성격은 급해서!”서준영은 자기가 갖고 있는 법기 중 음사등뼈채찍을 제외하고는 공격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마땅한 무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안윤아의 말대로라면 팔괘경이 좋은 방어 법기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서준영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하씨 가문의 별장으로 향했다....별장 입구에 도착해서야 그는 오늘 밤 축하 파티가 엄청 성대하다는 것을 알았다.그도 그럴 것이 입구에는 각양각색의 고급 차와 군용차들이 가득 주차되어 있었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총을 든 병사들이 별장 주위를 순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서준영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늘 밤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신분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야.”그는 입구에 있는 경비원에게 초대장을 내밀고 신분을 확인하고 나서야 별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넓은 별장 정원에는 연대감이 느껴지는 책걸상들이 있었고 벽에는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들이 걸려 있
도찬혁은 말문이 막혀서 얼굴이 파랗게 질렸고 최수영이 서준영의 팔짱을 낀 채로 놓지 않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심정이었다.“수영아, 너 왜 아직도 저놈 팔짱을 끼고 있는 거야?”“도찬혁, 미쳤어? 내가 누구의 팔짱을 껴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최수영이 싸늘한 답변만 남긴 채 서준영을 끌고 자리를 뜨려고 하자, 도찬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거기 서!”이어 도찬혁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서준영을 노려보며 말했다.“서준영, 전에는 너랑 겨룰 기회가 없었지만, 오늘 정식으로 붙어봐. 이긴 사람이 최수영을 가지는 거야!”서준영은 여자에 눈이 멀어서 도전장을 내미는 도찬혁이 유치하다고 느껴졌다.“멍청한 것!”최수영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격양된 어조로 말했다.“도찬혁, 네가 단단히 미쳤구나! 누구 맘대로 이긴 사람이 날 갖는다는 거야, 내가 물건이야? 정말 어이가 없네! 서준영 씨, 평생 군대에서 산 남자를 상대할 가치가 없어, 가자!”말을 마친 그녀는 서준영을 끌고 자리를 이동했다.하지만 도찬혁은 며칠 동안 향상된 실력과 도씨 가문의 기린권에 대한 깊어진 이해 덕에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라 세미 대가의 실력으로 서준영을 한 방에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게다가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가의 경지를 돌파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까지 들었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아냥거리면서 서준영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했다.“서준영, 질까 봐 두려워서 날 피하는 거야? 날 이길 자신이 없으면 사람들 앞에서 너의 패배를 인정해, 그러면 연우 누나를 봐서라도 널 조용히 보내줄게.”도찬혁은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무도 대가의 나이에 오른 자기가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서준영의 실력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덤덤하게 도찬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정말 싸우겠다고?”“당연하지!”말이 끝나기 무섭게 도찬혁은 싸움 태세를 취했고 떠들썩한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도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고 너도나
서준영의 짧은 한마디에 별장 정원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도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은 생각을 했다.‘뭐라고요? 저렇게 젊은 사람이 대가의 경지에 올랐단 말이에요?’‘만약 사실이라면 강운시 무도계에서 역대 최고의 인물이지 않을까요?’심지어 그들은 2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대가의 경지까지 오른 서준영이 용진에서 천재 요물이라고 불리는 인물들보다도 더욱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했다.도찬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다가 끝까지 현실을 부정했다.“거짓말하지 마! 어렸을 때부터 군대에서 무도 실력을 갈고닦는 것에만 몰두한 도씨 가문 도련님인 나도 아직 세미 대가의 경지밖에 오르지 못했는데 아동 복지 센터에서 자란 네가 대가의 경지에 올랐다는 게 말이 될 수가 없잖아!”서준영은 도찬혁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무도 실력과 출신 배경, 어릴 때 자란 환경이 무슨 관련이 있지? 네 말대로 너는 명문가인 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부족함 없이 이런저런 특권을 누리면서 자랐어. 근데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도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충분히 너희들을 능가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마!”서준영이 똑 부러지게 말하자, 주위 사람들은 조용히 침묵을 지켰고 도찬혁도 뭐라 반박해야 할지 몰라 주먹만 불끈 쥔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너 같은 평범한 사람이 아무리 발악해도 하늘이 정해준 행운아를 이길 수 없어! 직접 싸워보기 전까지는 네가 나보다 한 수위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지, 죽어!”이어 도찬혁이 힘껏 쥐고 있던 주먹에서 풍기던 푸른 기운이 푸른 기린으로 변했고 그는 필살기인 기린권을 쓰면서 서준영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했다.서준영도 이에 질세라 손을 들자, 손가락에서 뿜어져 나오던 한 줄기의 영기가 총알처럼 도찬혁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그 충격으로 도찬혁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별장 입구의 거대한 문까지 부수고 바닥에 처참하게 나뒹굴었다.순식간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그
별장 정원은 이제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떠들썩해졌고 휴게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던 재벌 2세들도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봤다.오늘 밤 서준영의 명성과 위엄이 강운시에 완전히 퍼진 셈이었다.최수영도 몰려드는 인파에 서준영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지만, 그에게로 향한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짧은 시일 내에 무도 대가의 경지에 올랐다니 정말로 대단해!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 하나는 인정해 줘야 한다니까! 이 정도 실력이라면 용진의 또래 무사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아, 음... 서준영과 결혼해서 후회할 일은 없겠네.”10여 분이 지나서야, 사람들의 흥분이 점차 가라앉았고 각자 제자리로 돌아갔다.서준영도 그제야 조용한 휴게실 한쪽에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사람들이 이 정도로 열정적인 반응을 보일 줄이야, 이게 바로 막강한 실력이 주는 위엄이란 말인가!’이때 최수영이 생글생글 웃으며 서준영의 옆에 앉아 턱을 괴면서 물었다.“무슨 생각해?”“아무것도 아니야.”때마침 한 웨이터가 두 사람에게 다가와 물었다.“두 분 마실 것 좀 드릴까요?”“그러면 에이드 한 잔 부탁해요.”서준영은 에이드 한 잔을, 최수영은 우유 한 잔을 주문했다.그가 주문한 에이드를 받아 들고 두 모금 마신 뒤, 몸을 숙여 빨대로 우유를 마시고 있는 최수영을 쳐다봤다.빨대가 그녀의 깊게 들어간 가슴골을 정확히 가리고 있어 양쪽 봉긋하게 솟은 가슴이 더 두드러지게 보였다.서준영은 그녀의 관능적인 자태에 매료되어 정신이 혼미해졌고 그녀의 몸을 타이트하게 감싸고 있는 원피스를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우유를 마시고 있던 최수영도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눈웃음을 치면서 물었다.“뭘 그렇게 봐?”“맛있어 보이네...”서준영이 당황해서 헛소리를 내뱉었지만, 최수영은 그의 숨은 뜻을 알아채지 못한 듯 마시고 있던 우유를 건넸다.“에이드 맛없어? 그럼, 내 우유 마셔볼래?”서준영은 그녀가 알면서 모른 척하는지
서준영과 최수영이 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안윤아가 그들 쪽으로 다가왔다.안윤아는 노란색 샤넬 신상 반소매 티셔츠에 데님 바지와 흰색 운동화를 신어서 시원하면서도 편해 보였다.그녀는 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거슬렸던지 얼른 다가가 서준영에게 말을 걸었고 여우 같은 최수영을 째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준영 씨, 할아버지께서 기다리고 있어, 얼른 가자!”“그래, 가자.”서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최수영에게 말했다.“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봐야 할 것 같아. 다음에 다시 얘기하지.”최수영도 안윤아를 도발하려는 듯 일어나면서 서준영의 팔짱을 끼고 눈웃음을 쳤다.“괜찮아, 나도 이제 가봐야 해. 다음에 내가 맛있는 우유 살게.”말을 마친 최수영이 섹시하게 머리를 한 번 쓸어 넘기고 몸을 돌려 자리를 뜨자, 위기감을 느낀 안윤아가 성난 목소리로 소리쳤다.“흥! 여우 같은 년!”이어 그녀는 서준영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씩씩거리며 물었다.“저런 스타일 좋아해? 그렇다면 너한테 정말 실망이야!”서준영은 그녀의 이마에 가벼운 딱밤을 때리면서 말했다.“오빠한테 버릇없이 네가 뭐야! 그리고 난 최수영한테 아무런 관심도 없어.”안윤아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부어오른 이마를 문질렀다.“앞으로 엉덩이는 때려도 딱밤은 때리지 마! 이마가 부어오르면 못 생겨지잖아!”서준영은 낯 뜨거운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안윤아 때문에 난감해졌고 혹시나 다른 사람들이 듣기라도 했을까 봐 얼른 주위를 살폈다.“그만해, 그만해! 무슨 여자애가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뭐라고 생각하겠어. 빨리 할아버지한테 가자!”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길, 서준영은 안윤아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오늘 밤 경매회에 나온다는 법기에 대해 다른 정보는 없어?”“팔괘경? 서강의 대가가 직접 들고 온 거라고는 들었지만 자세한 건 나도 모르겠어. 궁금하면 할아버지한테 직접 물어봐.”서준영은 그 법기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꾹 참고 별장 안으
“난 네가 넓은 세상을 빨리 접촉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오늘 축하 파티와 경매회에 초대했어. 그리고 너한테 겸사겸사 내 오랜 친구들도 소개해 주고 싶었거든.”“어르신, 감사합니다!”“그럼, 우리 이만 경매회가 열릴 안방으로 들어가지.”안호철이 웃으면서 앞장섰고 서준영과 안윤아도 뒤따랐다.세 사람이 안방에 들어서자, 양쪽 의자에 앉아 있던 네 명의 거물급 인사가 너도나도 일어나 안호철에게 잘 보이려고 깍듯이 인사했다.그도 그럴 것이 강운시에서 안호철이 유일하게 오너의 경지까지 올랐기 때문이다.이어 안호철은 사람들에게 앉으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서준영에게도 가장자리에 앉으라고 했다.거물급 인사들은 듣도 보도 못한 젊은 남자가 안호철의 옆에 앉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잠시 후, 안호철은 그들에게 서준영을 정식으로 소개했다.“여러분, 제 옆에 앉은 젊은이는 제가 친손자처럼 아끼는 서준영 씨라고 합니다. 앞으로 예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서준영의 공손한 인사에도 모두 냉담한 얼굴로 쳐다보지도 않자, 안호철은 무안한 듯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존심이 센 사람들이라 처음 보는 사람은 많이 경계해. 준영이가 이해해 줘.”서준영도 아무렇지 않은 듯 빙긋 웃으며 답했다.“괜찮습니다.”이어 안호철은 서준영에게도 거물급 인사들을 차례로 소개하기 시작했다.“오른쪽에 앉아 있는 분은 수도권 태극문의 주인 진충이야, 이미 종사의 경지에 올랐고 500여 명이 넘는 수하들이 있어. 수도권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지.”서준영은 먼저 장대한 기골에 흰색 옷을 입은 진충에게 인사를 건넸고, 이어 안호철은 그 옆에 앉은 사람도 소개했다.“그 옆에 분은 동천 시 김씨 가문의 김남길이야. 김씨 가문은 동천 시에서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수산물과 제약 회사까지 운영하고 있지. 동천 시에서는 영향력이 엄청나게 크고 총자산도 80조가 넘어.”이어 서준영은 풍성한 머리숱에 청색 눈동자, 몸에는 청색 두루마기를 걸친 김남길에게 인사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