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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그럼 무슨 원인이죠? 처우가 마음에 안 드나요? 월급 조정으로 안 되면 진급시켜 줄까요?”

“…”

현아는 말이 없었다.

“다른 요구 있으면 말해도 좋아요.”

현아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착각인지는 몰라도 주한의 목소리가 듣기엔 차분하고 정상이었지만 빨라진 말에서 그가 조급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조급해? 뭐가?

설마 퇴사한다고 해서?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현아는 이를 부정했다.

하지만 배인그룹에 인재는 많았다.

현재 현아가 맡고 있는 업무도 꼭 그녀여야 할 이유가 없었다.

현아는 자기가 원망이 적고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 외에 다른 장점은 생각나는 게 없었다. 주한만 원한다면 좋은 인재는 많을 것이다. 현아가 떠난 후 바로 자리를 대체할 사람도 수두룩하다.

이렇게 생각하자 현아는 방금 자기가 한 생각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깨달았다. 주한이 그녀의 퇴사를 안타까워할 리가 있나?

안타까워한다면 아마 앞으로 쥐어짤 수 있는 사람이 없을까 봐 그럴 것이다.

현아는 정신을 차리고 이렇게 말했다.

“대표님, 그런 게 아닙니다.”

주한이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회사 처우에는 불만 없습니다. 제가 그간 일해왔던 회사 중 제일 좋은 회사예요.”

까칠남이라고 주한을 욕한 적도 많았다. 업무가 너무 바쁘기도 했고 쩍하면 출장에 밥 먹듯이 야근했다.

하지만 월급에서는 절대 섭섭지 않게 받았던 현아였다. 업무로 발생한 비용을 처리해달라고 올리면 보지도 않고 결제해 줬고 분기마다 받는 상여금과 연말 상여금도 두둑이 챙겨줬다. 평소 받는 복리후생도 좋은 편이라 티타임도 자주 했었다.

아무튼 휴가 외 기타 처우는 그 어떤 회사보다도 좋았다.

하지만…

“처우가 제일 좋은 회사라면 왜 퇴사하려는 거죠?”

주한이 하지 않은 질문이 있었다. 우리 회사보다 처우가 더 좋은 회사가 있어서 떠나고 싶은 게 아닌지 말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월급을 올려줄 생각이었다.

현아는 퇴사로 인해 이렇게 많은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냥 상대가 그녀를 신경 써준다고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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