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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곰곰이 생각하던 심윤아가 문득 진수현을 흘겨보았다.

“다 네 탓이야.”

“응?”

“어제 돌아가자고 제안했을 때 들어줬으면 오늘 여기 안 갇혀도 됐잖아.”

그녀의 말에 진수현이 한참 동안 묵묵히 바라보았다.

“하늘의 뜻일 수도 있잖아.”

“뭐?”

“너희를 다시 만나보게 하려는.”

그의 말이 심윤아를 침묵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한참 동안 말이 없던 심윤아가 입을 열었다.

“왜 자꾸 만나보라고 부추겨?”

질투 안 나? 기분 나빠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자꾸 한번 만나보라고 권유하는 거지? 심윤아는 이해할 수 없었다.

“둘이 만나봐야 내 마음이 개운해지니까.”

그녀의 질문에 진수현이 내놓은 답이었다.

그제야 심윤아는 진수현의 뜻을 이해했다.

두 사람이 만나보지 않으면 심윤아가 돌아간 이후 계속 마음에 둘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 계속 마음에 두어 그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게 하는 것보다야 한 번 만나게 하여 괜찮다는 것을 확인토록 하는 것이 나은 것이다.

물론 진수현은 이러한 생각이지만 이선우는 다른 속셈이었다.

그가 심윤아를 보려 하지 않는 것은 그녀가 자신을 계속 마음속에 두길 바라기 때문이다.

비록 진수현은 아직도 그가 타협한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는 결국 타협했고 다시는 심윤아에게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선우는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었다.

심윤아를 곁에 두지 못할 바에야 영원히 자신을 기억하고 마음에 두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 여생 동안 심윤아가 다른 남자를 마음에 둘 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진수현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진수현의 뜻을 알아챈 심윤아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근데 그 사람이 날 만나고 싶지 않다잖아.”

“한 번 더 시도해 봐. 정 싫어한다면 나중에 다시 기회 잡고.”

심윤아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아, 어머님한테 연락해서 물어봐. 거기도 비가 오는지.”

심윤아가 무언가 떠오른 듯 진수현에게 말했다.

“그래.”

진수현은 그녀의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이곳의 폭우가 이선희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까 봐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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