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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방에 들어가기 전 분명 서재의 불이 꺼져있는 것을 확인했었는데 지금은 환히 밝혀져 있다.

이는 진수현이 서재를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니나 다를까 앞서가던 진수현이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대답했다.

“어, 잠깐 썼어.”

이미 들킨 마당에 부인하면 오히려 의심을 사게 된다.

“잠깐?”

심윤아가 눈을 가늘게 뜨며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훑어보았다.

“네가 말한 잠깐이 설마 내가 방에 들어가서 잠에서 깰 때까지의 시간은 아니겠지?”

진수현: “...”

몸에 도청 장치를 달았나, 어떻게 다 맞추는 거야.

“일했어?”

“...”

진수현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고 대답했다.

“일했어. 그래도 계속 앉아서 노트북만 두드렸다 보니 안정을 취한 거랑 다를 바 없어.”

그가 잠시 멈추더니 무언가 떠올리곤 말을 보탰다.

“막 돌아다니지 않았어.”

심윤아는 말없이 입술을 짓씹더니 갑자기 앞으로 걸어가 그의 옷자락을 걷어 올리려 했다.

“상처 좀 볼...”

“심윤아.”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을 예상하지 못한 진수현이 몸이 굳은 채 자리에 서 있었다. 아직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심윤아는 이미 옷을 걷어 올렸다.

무엇을 하려는지 의식했지만 제지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 얌전히 서서 심윤아가 관찰하도록 내버려두었다.

심윤아는 옷을 들춘 후 상처를 유심히 살폈고, 상처를 감싼 붕대에 핏자국이 번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야 안도했다.

그녀의 모습에 진수현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렇게 걱정돼?”

그러나 심윤아는 농담을 던질 기분이 아니었기에 오히려 그를 언짢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이 와중에 농담해? 다치고 며칠만 더 가만히 있으면 낫겠는데 그 며칠을 참는 게 그렇게 어려워?”

그녀의 질문에 진수현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

“그냥 일 좀 한 거야. 막 움직인 것도 아니잖아.”

“휴식할 때랑 일할 때랑 같냐고.”

“아, 알았어. 알았어.”

진수현은 끝내 심윤아를 말로 이기지 못했다. 그는 심윤아가 화를 낼까 봐 더 잔소리 하기 전에 패배를 인정했다.

“내가 잘못했어. 앞으론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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