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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하지만 비서는 왜 주한이 현아에게 털어놓지 않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주한과 같은 신분에 현아의 마음을 얻기란 매우 쉬울 텐데 말이다.

돈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참 읽어내기 힘들었다.

현아는 퇴사 리포트가 결제되었다는 소식에 매우 기뻤다. 지금까지 몸을 짓누르고 있었던 큰 짐을 내려놓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평소에 출근할 때는 화장을 할 기분이 나지 않았지만 오늘 출근은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머리도 감고 화장도 옅게 했다.

현아가 맡았던 업무는 새로 온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업무가 아니었기에 현아가 퇴사하면 타 부서의 사람을 옮겨와 인수인계해야 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현아가 회사에 도착하자 누군가 그녀의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화장을 한 현아를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현아 씨, 화장했어요?”

“…”

현아는 오자마자 얼굴부터 보는 상대에 난감하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현아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이렇게 물었다.

“인수인계하러 오셨나요?”

“네.”

상대의 이름은 허연우였다. 현아의 말을 들은 연우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인사팀에서 현아 씨와 인수인계하라고 하더라고요. 잘 부탁드릴게요.”

“동료 사이에 별말씀을요.”

현아가 연우를 향해 웃어 보이더니 의자를 빼서 앉았다. 연우가 바로 커피 한잔을 들고 다가왔다.

“현아 씨, 제가 가져온 커피예요.”

현아는 연우가 커피를 가져다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하지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연우의 표정에 바로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곧 현아의 자리를 대신해야 해야 했기에 가기 전에 필요한 사항을 전부 가르쳐줬으면 하는 것 같았다. 그래야 뒤에 실수도 적게 할 테니 말이다.

“고마워요.”

현아는 연우의 체면을 생각해 받아서 한 모금 마셨다.

연우는 현아가 커피를 마시고 나서야 한시름 놓는 것 같았다. 사실 연우는 퇴사를 앞둔 현아의 태도가 좋지 않다거나 자기를 괴롭히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왔다.

하지만 지금 보니 지내기 어려운 타입은 아닌 것 같았다.

“이 수첩은 전에 제가 만든 거예요.”

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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