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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진짜 퇴사할 거야?”

“네, 확실합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현아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었다.

현아는 이 회사를 떠날 마음을 이미 굳힌 것 같았다.

“네, 잘 알았습니다. 퇴사 리포트는 최대한 빨리 처리할게요.”

“감사합니다, 대표님.”

주한은 전화를 끊지 않았다. 아마 현아가 끊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한참 동안 기다려도 주한이 전화를 끊지 않자 현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그럼 전화 끊겠습니다?”

현아의 조심스러운 말투에 주한이 입술을 앙다문 채 말을 주저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하나도 내뱉지 못하고 그저 그러라고 대답했다.

주한이 그러라고 하자 현아는 시름 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럼 대표님 들어가세요. 사인하는 거 잊지 마시고요.”

현아는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전화를 끊었다.

통화가 끝나자 주한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테이블에 놓인 펜을 들었다.

펜을 드는 주한의 눈빛이 어딘가 멍해 보였다.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비서가 들어오더니 주한의 테이블에 놓인 퇴사 리포트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님, 퇴사 리포트 이미 받으셨나 보군요.”

“네.”

밖에 잠깐 일 처리를 하러 나갔다가 돌아올 때 인사팀을 지나는데 마침 그들이 현아의 퇴사를 토론하는 걸 들었다. 표정이 변한 비서가 얼른 사무실로 올라와 주한에게 이를 알리려는데 이미 퇴사 리포트가 대표님께 올라와 있었다.

주한은 펜을 들고 사인하려 하고 있었다.

비서는 이를 힐끔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제가 찾아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됐어요.”

주한이 차가운 목소리로 그를 불러세웠다.

그의 목소리에 비서가 걸음을 멈췄다. 주한이 펜으로 결재란에 자기 이름을 적어넣었다.

비서가 이 광경을 보더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

“대표님, 그냥 이렇게 결제하시는 겁니까? 상황… 확인해 보지도 않으시고요?”

몇 시간 자리를 비운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왜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된 걸까?

하지만 주한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사인한 리포트를 그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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