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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진수현은 고개를 숙여 눈을 꼭 감은 채 자신의 품에 기댄 심윤아를 바라봤다.

“오래간만에 일해서 그런가? 약간 피곤하네.”

이 말을 듣고 진수현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피곤해? 어디 아픈 데는 없고?”

눈에 띄게 긴장한 진수현을 보고 심윤아는 피식 웃었다.

“내가 피곤하댔지, 언제 아프다고 했어? 왜 긴장하고 그래?”

“내... 내가 언제...”

“지금 긴장한 게 아니라고?”

“응. 난 그냥 물어봤을 뿐이야. 물어보는 것도 안 돼?”

걱정했으면서도 인정하지 않는 걸 보면 조금 전의 일 때문에 적지 않게 섭섭한 듯했다.

심윤아는 잠깐 고민하다가 먼저 손을 뻗어 그의 손과 맞잡았다. 그것도 힘껏 말이다. 그 순간 진수현은 몸을 흠칫 떨었다.

몰래 웃음을 참던 그녀가 고개를 든 순간 그도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시선은 허공에서 딱 마주치게 되었다.

“이따가 너희 회사에 가 봐도 돼?”

심윤아의 맑은 눈빛은 깨끗한 호수와 같았다. 사무실의 조명 아래에서는 유난히 밝게 빛나서 물끄러미 바라보게 되었다.

“왜?”

그는 걸걸한 목소리로 되물으며 심윤아의 허리를 더욱 꽉 잡았다. 다른 손은 그녀에게 잡혀 있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그녀의 온기를 느끼기만 했다.

그녀의 온기 때문인지 그는 마음도 사르르 풀렸다. 그래도 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리면 섭섭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까는 안 간다고 했잖아.”

“그래, 안 간다고 했었지.”

심윤아가 곧바로 대답하는 것을 보고 진수현의 안색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역시 넌 나한테 관심 없지.”

심윤아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내가 왜 너한테 관심 없어? 난 관심이 있으니까 안 가려고 하는 거야.”

“응? 그게 무슨 뜻인데?”

“너 아직 환자거든? 환자가 무리해서 되겠어? 너 오늘 이미 충분히 무리한 것 같은데.”

말을 마친 심윤아는 넋이 나간 진수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너 설마 그사이에 다친 걸 까먹었어? 아니면 하루에 약 한 번 바르는 것으로 멀쩡한 사람이 됐다고 생각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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