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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룸에서 빠져나가고 곧바로 수현에게 연락하다니. 윤아는 연수가 이렇게 똘똘한 행동을 할 줄 몰랐다.

평소라면 영리하다고 칭찬했을 윤아지만 요즘은 수현과 냉전 중이기에 칭찬이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진수현 성격에 오늘 밤 일을 알게 되면 분명 뭐라 한 소리 할 게 뻔했다. 수현의 꼰대 같은 엄격함을 떠올리자 윤아는 짜증이 나고 속이 답답해졌다.

보통의 남자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한테는 다 봐주려 하고 행여나 그녀가 겁낼까 목소리도 나긋나긋하게 할 텐데 수현이 윤아를 대하는 태도는 사나운 정도가 마치 훈련병을 대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게 바로 윤아가 수현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여기게 된 원인이었다.

윤아가 생각에 잠겨있는데 마침 밖에서 묵직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문지기들이 누구를 향해 인사하는 우렁찬 소리도 울려 퍼졌다.

“이 도련님.”

이 도련님? 이?

윤아는 어딘가 익숙한 성씨에 잠시 멈칫했다.

“사람은?”

익숙한 듯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아 아가씨는 안에 계십습니다.”

“그래. 내려가 봐.”

낮고 묵직한 목소리...

윤아는 미동 없이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잠시 후 도련님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되고 나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옛 친구라 했을 때 윤아의 뇌리에 스쳤던 수많은 이름 중에 유독 그만 없었던 것이다.

이선우.

왜? 왜 하필 그일까? 이선우는 윤아가 어릴 적 가장 싫어하던 사람이다. 비록 수현의 친구지만 윤아는 한 번도 선우를 곱게 본 적이 없다. 그 당시 선우는 만날 때마다 윤아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치지 않으면 틈만 나면 윤아를 땅꼬맹이라고 불러댔다. 그것 말고도 윤아가 가장 싫어하는 게 있었는데 바로 윤아의 앞에서 수현과 소영을 엮어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제 소영이네 생일 파티에 왜 안 왔어? 진수현이 소영에게 엄청 예쁜 목걸이도 선물했던데. 봤냐?”

이것 뿐이 아니다.

“어제 강소영이 수현이랑 같이 가면무도회에 갔대. 환상의 단짝이라던데. 넌 왜 안 왔냐?”

“어제 소영이 직접 만든 맨투맨을 진수현한테 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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