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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소영과 석훈이 수현을 부축하며 술집에서 나갔고, 그들 뒤엔 담담한 얼굴을 한 김양훈이 따르고 있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왜 갑자기 이렇게 많이 마신 건데? 석훈 씨, 수현 씨 마실 때 좀 말리지 그랬어.”

여신님에게 꾸지람을 들은 석훈은 조금 슬펐다.

“말렸지. 근데 너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수현이가 우리 말 들을 리가 없잖아. 말리는 사람이 너라면 모를까.”

소영은 이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참, 다 성인이 된 지가 언젠데 자기 몸 아낄 줄 몰라.”

그들은 힘을 모아 수현을 차에 옮겼다.

윤아는 어둠 속에 서서 그들의 모습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순간,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던 수현이 갑자기 뭘 느꼈다는 듯 소영의 가녀린 손목을 덥석 잡고는 잠꼬대했다.

“가, 가지마...”

소영은 잠시 멈칫하더니 금세 정신을 차리고 수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알겠어. 나 안 갈게, 수현 씨.”

여기까지 본 윤아는 더는 이 자리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이 늦은 시각에 이곳에 온 걸 뼈저리게 후회했다.

그 전화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 이곳까지 달려와서 수모를 겪는 것이 아니라 그냥 침대에 누워 잠이나 잘 걸 그랬다.

윤아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 왜 가슴 안쪽 깊숙한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 그들이 함부로 짓밟고 다니게 하는 건지, 왜 이걸 허용했는지 잘 모르겠다. 꼭 짓밟히고 나서 피가 나고 망가져야 단념할 텐가!

윤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몸을 돌려 자리를 뜨면서 더는 그들을 상관하지 않았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그 후의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

소영이 말을 끝내자마자 수현은 갑자기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비틀거리며 하마터면 넘어질 뻔한 소영을 곁에 서 있던 석훈이 잽싸게 부축해 줬다.

“소영아, 괜찮아?”

소영은 머리가 멍했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이다.

‘아까... 수현 씨가 날 밀친 거야?’

‘아냐... 그냥 힘껏 뿌리쳤을 뿐이야.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었을까? 아니면...’

석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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