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은 몸을 곧추세우며 웃었다.“진서야, 고마워. 이번에 정말 네 도움이 없었다면 나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을 거야.”천강 그룹은 2,000억이 있어야 정상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데, 만약 그 은행들이 이 돈을 가지고 간다면 그녀는 어디서 이 2,000억을 구해야 할지 몰랐다.지금은 진서아가 손을 써 그녀를 대신해 이 난제를 해결해줬기 때문에 당연히 그녀에게 고마워해야 했다.진서아는 손을 흔들었다.“대표님, 저한테 고마워할 거 없어요. 대표님의 근심을 덜어주는 건, 부하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에요.”윤슬은 가볍게 웃었
윤슬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그는 뜻밖에도 그녀가 발을 삐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게 무슨 기분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윤슬은 더는 부시혁의 보호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지 않고 얌전히 그의 품에 기댄 채 움직이지 않았다.어쨌든 그녀는 두 발 다 삐끗하고 싶지 않았고 휠체어를 타고 출근하고 싶지도 않았다.엘리베이터가 2분쯤 흔들리다 마침내 평온을 되찾고 무사히 1층에 도착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고 바깥의 밝은 빛을 보자 윤슬은 불안했던 마음을 드디어 안심할 수 있었다.장용은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고 먼저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온
윤슬과 부시혁은 고개를 들어 바라봤고 성준영은 손가락으로 차 열쇠를 돌리며 걸어왔다.부시혁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성준영을 바라봤다 다시 옆의 여자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는 왜 성준영더러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했을까.그들이 언제부터 사이가 이렇게 좋았던가?부시혁을 본 성준영도 약간 놀라서 물었다.“시혁아, 너도 왜 여기 윤슬 대표님이랑 같이 앉아 있어? 설마 둘이 데이트 중이었던 건 아니지?”그는 곰곰이 생각하며 두 사람을 가리켰다.윤슬은 얼음주머니를 옆에 두고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다른 한쪽에서는 고유나의 무리가 웃으며 다가오고 있었다.윤슬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고유나가 아니라 그녀의 친구 맹소은이었다.맹소은은 고유나의 소매를 잡아당기더니, 접수창구를 가리켰다.“유나야, 저기 윤슬 아니야? 그리고 성준영 씨 같은데 둘이 왜 같이 있는 거지?”고유나는 천천히 웃음을 거두고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며 눈빛은 어두워졌지만, 어투는 부드러웠다.“정말 윤슬 아가씨랑 준영 씨네. 그런데 윤슬 아가씨 다친 것 같은데.”그녀의 눈길은 아래로 향하여 윤슬이 들어 올린 그 발에 고정되었고, 위의 붉은 부기가
고유나는 눈을 살짝 크게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눈빛이었다.그가 인정했다.그가 정말 윤슬을 구애자인 걸까?고유나가 놀란 만큼 이미영과 맹소은도 똑같이 놀랐다.이미영은 멍청이를 보듯 성준영을 쳐다봤다.같은 권세가 출신으로 이혼한 여자를 좋아하다니, 이미영은 마음속으로 성준영을 경시했다.이것은 그야말로 그들 권세가의 자제들을 망신시키는 것이었다!“준영 씨,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윤슬 아가씨는......”고유나는 윤슬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고 무언가 말 못 할 구석이 있는 것 같았다.윤슬은 화가 나 웃음이 났다.
윤슬은 세 사람의 표정을 보고 차갑게 웃었다.“남이 모르게 하려면 일을 저지르지 말아야죠.”이미영은 표정을 가다듬었다.“알았다고 해도 뭐 어쩌겠어요. 천강은 곧 끝장날 텐데.”“그래요?”윤슬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고유나 아가씨를 위해 이미영 아가씨가 직접 손을 쓰다니, 이 우정, 정말 감동스럽네요. 하지만 이미영 아가씨는 정말 천강이 끝장날 거라 생각하세요? 전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요. 제 생각에 곧 끝장날 것 같은 건 오히려 당신네 이씨 가문 같은데요.”이미영은 동공을 움츠렸고 이내 평온함을 되찾았다.“윤슬 아가씨
그녀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고 만약 알고 있었다면 이렇게 긴장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도대체 윤슬은 어떻게 이씨 가문에 일이 생길 거라는 걸 알았을까?고유나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고 어두운 눈빛으로 윤슬이 떠나간 방향을 쳐다봤다.그 시각 윤슬은 성준영의 부축을 받아 외과에 도착했다.외과 의사는 그녀를 보고는 꽤 놀라며 물었다.“어젯밤에도 약 바꾸러 오셨잖아요? 그런데 왜 또 오셨어요?”윤슬은 의사가 그를 알아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고 머쓱해서 기침을 했다.“그게 이번에는 발 보러 온 거예요.”“발이요?”의사는 허리를
“이번에 이씨 가문에 일이 생긴다면 이미영은 고유나를 분명 원망하겠죠. 나중에 고유나 힘들어지겠어요. 이미영 이 여자는 미친 x이니까.”성준영은 웃으며 말했고 남의 불행에 기뻐하는 얼굴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윤슬도 입꼬리를 씰룩였지만 받을 이어받지는 않았다.고유나가 힘들어질 거라고?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부시혁이 지켜주는데 고유나가 어떻게 힘들어질 거란 말인가.이때 의사는 윤슬에게 이미 붕대를 해주고 지팡이 두 개도 줬다.윤슬은 성준영의 부축을 거절하고 스스로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병원 밖으로 나갔다.주차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