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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양나나를 후계자로

용준은 그 후 바로 남서훈의 거처로 찾아왔다.

남서훈을 보자 그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명의님, 저희 풍운파 밤 풍경이 어떻던가요? 밤중에 실컷 돌아다녔을 텐데,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났나요?”

남서훈은 미간을 좁히며 차가운 눈매로 용준을 바라봤다.

“무슨 뜻이죠, 그 말씀은?”

그 말은, 그녀는 어젯밤에 있었던 일에 인정할 마음이 없다는 뜻이었다.

용준도 더는 의미 없는 쟁론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서늘하게 입을 열었을 뿐이다.

“명의님, 어젯밤 뭐 했는지에 대해서, 우리 서로 다 알고 있지 않나요? 쓸데없는 잔머리 그만 굴리셨으면 좋겠어요. 양 사장이 풍운파 내에 있을 거라고 이미 짐작했겠죠. 내가 쓴 속임수에 명의님이 속아넘어가지 않은 건 유감이지만, 이제 명의님도 별다른 수가 없을 겁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죠, 어젯밤 제가 이미 양 사장님을 다른 곳으로 보냈어요. 이제 여기에 없으니까, 명의님도 그만 시름 놓으세요. 내 허락이 없는 한, 명의님은 양 사장님을 다시 볼 일이 없을 거예요.”

그 말을 듣는 남서훈의 눈살이 점점 더 세게 찌푸려졌다. 찬 기운이 그녀의 몸 전신을 휘감고 있었다.

하나 그녀가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용준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이제 양 사장을 보기 위해서라도 빨리 예서 몸안에 독부터 제거해야 하는 게 맞겠죠?”

그는 말을 마치고 시선을 남기준 곁에 서있는 양나나한테로 떨궜다.

“어젯밤 내가 뒷산에서 후계자 선발을 위해 데려온 한 아이가 도망쳤다더니, 명의님 거처에 있었네요? 이왕 내가 여기까지 온 김에, 넌 이제 나랑 같이 가자.”

양나나의 앳된 얼굴이 순식간에 구겨졌다.

아직 어린애지만 두려워하는 기색은 하나도 없었다. 양나나는 한발 다가서더니 새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용준한테 말했다.

“난 풍운파 후계자 자리에 관심 없는데요? 뒤뜰에 있는 애들 거의 다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비록 나만 도망쳐 나왔지만. 난 돌아갈 생각 없어요. 무슨 훈련인지 선발인지, 힘들어 죽겠고, 사람한테 하는 짓 아닌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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