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47화 한 번만 기회를 줘

딴 열매를 원이림은 세심하게 그 속의 씨를 제거하고, 전과 같이 새콤달콤한 과즙이 흘러내리는 체리를 요한의 입안에 넣어주었다.

요한은 오물오물 잘도 받아먹었다. 워낙에 식탐이 있는 요한은 싫은 내색 없이 주는 대로 전부 받아먹고는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유식 추가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생후 네댓 달 된 아이에게, 원이림은 너무 많이 먹게 할 생각이 없었다.

몇 알만 먹이고 입에 넣어주던 동작이 멈춰버리니 요한은 그 탐스럽고 빨갛게 익은 체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군침을 입 밖으로 흘렸다.

그 모습에 원이림은 픽 웃음을 터트리며 자상하고도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안 돼. 오늘은 이만큼이면 됐어. 내일에 또 먹자, 요한아.”

요한은 알 듯 모를 듯 아리송한 표정으로 체리를 계속 입에 가져다 넣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원승진이 작은 과일 바구니를 들고 나타나자 입에 넣으려다 말고 습관적으로 손에 쥔 열매를 얌전히 바구니에 넣었다.

그 후 원이림은 아이를 안고 신선한 자두와 복숭아를 몇 개 더 따고, 원승진은 밭에서 참외를 서너 개 따서 바구니 속에 함께 집어넣었다.

아이와 더 놀고 싶었지만 오늘은 특별한 상황이니만큼 원승진은 아이를 일찍 돌려보내기로 하였다. 괜히 또 여은진이 기분 나빠할까 봐서였다. 그리하여 속으로는 미련이 남았지만 꾹 참고 원이림한테 얘기했다.

“인제 그만 네가 요한이를 안고 집에 돌려보내거라.”

“네.”

원이림도 순순히 대답했다.

그는 한쪽 팔에 요한이를 안고 또 다른 한 손에는 바구니를 들고 뒷마당에서 걸어 나왔다. 원승진도 뒤를 따라 같이 별장 밖에까지 나와서는 시름이 놓이질 않아 당부를 덧붙였다.

“너 이 자식, 태도 똑바로 하고. 은진이가 아무리 쌀쌀맞게 대해도 넌 성질 부리면 안 된다, 알았어? 그리고 가능하면 잘 얘기해 봐. 예전처럼 요한이를 매일 여기 데려다 맡길 순 없는지. 내가 애를 돌볼 테니까 은진이 걔는 할 일 하러 가라 하고.”

원이림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이를 안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그 뒤에서 잠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