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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널 사랑해

“그런데 그냥 진작에 알아채지 못한 것뿐이야. 나도 사실 사랑하고 있었는데.”

그의 다정한 말은 물 흐르듯이 고백으로 이어졌다.

“은진아, 사랑해. 널 이미 사랑한 지 오래야.”

꽉 다잡고 있던 양손을 풀며 그는 다시 깍지를 꼈다. 그리고 절대 도망갈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듯이 그녀를 앞으로 살짝 끌어당겼다. 그의 새카만 눈동자에 오롯이 그녀만 담고 있었다.

“그간 우리한테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다행히 아직 안 늦었어. 은진아, 부정하고 싶어도 우린 인연이고 필연이야. 네가 날 사랑하는 마음이 아직 남아있으면, 나한테 기회만 준다면, 우린 뭐든 가능해.”

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숙여 입술을 맞췄다. 가벼운 키스로부터 시작해 점점 더 깊게 들어갔다.

하지만 성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마치 이 키스로 자신이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얼마나 그녀와 평생을 같이 하고 싶은지 증명하려는 사람처럼 아주 정성스럽게 입술을 겹쳐왔다.

긴 키스가 끝나고 두 입술이 떨어졌다.

원이림의 눈동자는 어느새 욕망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멍하니 있는 여은진을 보니 입가에 웃음이 픽 새어 나왔다. 한참 동안의 키스로 인해 그녀의 입술이 액체로 번들거렸다. 원이림은 그걸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문지르며 닦아내고는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전엔 네가 날 쫓아다녔잖아. 난 다리도 긴데, 네가 애 많이 먹었을 거야. 이젠 내가 널 쫓아다닐게. 내가 네 사랑을 구걸할게. 날 받아줄 때까지 계속 쫓아다닐 거야. 그게 십 년이든, 이십 년이든, 아니면 평생이든.”

그는 이미 시간이 오래 걸릴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저 곁에만 있게 해준다면, 이웃이라도 좋고, 요한이 생부 신분만이라도 괜찮았다. 그녀를 관심해 주고 보호해 줄 수 있는 기회만 준다면 성심성의껏 그녀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아내리게 하여 다시 사랑에 빠지게 할 것이다.

“그래도 있잖아, 은진아. 너무 오래 기다리게는 하지 말아줄래? 너 쫓아다니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널 품에 안고 싶어. 우린 이미 십 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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