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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내가 사는 이유는 너야

여은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원이림이 한 말이 전부 다 사실이기 때문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미안해...”

원이림이 다시 한번 사과했다. 그는 그렇게 여은진의 작은 손을 꼭 잡은 채 검은 눈동자로 그녀만을 바라보며 말했다.

“예전에 있던 일들은 내가 너무 멍청해서 그랬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어리석어서 너의 좋은 점들을 지나쳤어. 네가 원하는 대로 날 욕하고 처벌해 줘. 하지만 은진아, 네 마음을 부정하지는 마. 사실 너도 아직 나를 좋아하잖아. 날 탓하면서 너 자신까지 힘들게 하지는 말고. 너같이 좋은 사람은 행복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어.”

원이림은 여은진에게 기회를 달라고 애원했고 자신을 교육해서 완벽한 좋은 남편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기꺼이 그렇게 할 거라고 약속했고 앞으로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결심했다.

여은진은 마음이 따뜻하면서도 동시에 가슴이 아팠다.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울고 싶었다.

그렇다, 그녀는 여전히 이 남자를 좋아하고 있다. 스스로도 멍청해 보이지만 통제할 수 없이 여전히 이 남자를 마음 깊이 사랑한다.

다만 너무 많은 실망과 좌절 때문에 여은진은 마음속 깊은 곳에 높은 벽을 쌓고, 원이림을 그토록 사랑했던 자신을 닫아 버리고 결코 내보낼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그 남자가 눈앞에 나타나서 집착하기 때문에, 그 남자가 원이림이기 때문에 높이 쌓았던 그 벽에 이미 균열이 생기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은진은 패배를 쉽게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손을 원이림의 손바닥에서 빼내고 싶었고 도망치고 싶었으며 그와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지금껏 견뎌왔던 걸 포기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원이림이 그녀를 쉽게 놓아줄 리가 있겠는가.

“은진아...”

원이림이 무거운 목소리로 여은진을 불렀다.

검은 눈동자에는 오직 그녀만을 향한 깊은 사랑이 가득했고, 그녀를 짙게 바라보며 애틋하고 다정하게 말했다.

“지금 갑자기 나를 받아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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