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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역린을 건드리다

도망을 쳐서 목숨을 부지한다 해도, 그날부터 그녀는 배씨 가문의 모든 것을 잃게 되고 아이도 사생아로 되는 것이다. 배희주는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믿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는 꼭 그녀와 아이에 대해 책임질 거라고.

그리고 그녀의 판단은 역시나 맞았다. 지금 유일하게 해야 할 일은 그저 다른 여자를 품은 그의 마음을 조금씩 돌려놓는 것이다.

“석진아.”

배희주는 그의 이름을 가볍게 부르며 또 한 번 사실을 그에게 단단히 각인시켜 주었다.

“여은진은 널 안 좋아해. 그녀 마음속에 넌 그냥 가족이고, 동생이야. 그냥 그 여자 가족으로 남으면 안 돼?”

그녀는 부드럽게 설득을 이어나갔다.

“내가 조사해 봤어. 원이림 그 사람 괜찮더라. 인품이나 집안이나, 여은진이 좋아할 만해. 그 남자가 예전엔 여은진을 좋아 안 했어도 지금은 좋아하고 있어. 그리고 여은진한테 아주 잘해준대. 그대로 세 식구가 같이 살면 엄청 행복할 거야... 그러니까, 넌 이제 그 일에 상관하지 마. 원이림이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이참에 알아봐도 좋잖아. 그리고 그 남자가 여은진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고. 만약...”

배희주는 잠깐 말을 멈추며 생각을 고르다가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만약 원이림이 여은진을 보호할 능력이 안 된다면, 그때 다시 네가 나타나서 이 일을 해결하면 되잖아, 안 그래?”

여석진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그는 계속 배씨 가문에 남아 있으면서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외부의 상황을 살폈다. 배씨 가문에 있다고 해서 완전히 손 놓고 기다리기만 한 건 아니었다. 그의 사람을 통해 일을 조사하라고 시켰고, 부득이한 상황이 나타나면 여은진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배치했다.

조사하라고 시킨 사람한테서 이번 일이 배희주와 관련 있다는 소식이 오자, 여석진은 음침한 얼굴로 배희주를 찾아다녔다.

그는 안색이 어둡다 못해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배희주한테 거칠게 따져 물었다.

“내가 이미 여기 있잖아. 너랑 아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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