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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모자에 대한 세심한 보살핌

너무 오래 운 탓인지 흐느끼는 걸 금방 멈출 수 없는 모양이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여은진의 목을 꼭 끌어안고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검고 커다란 눈망울로 원망하는 듯이 여은진을 쳐다봤다.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여은진은 아이한테 연신 사과하며 설명했다.

“엄마가 볼 일이 있어서 어제는 못 돌아왔어. 요한이 혼자 집에 둬서 엄마한테 화났어? 앞으로 절대 이러지 않겠다고 엄마가 약속할게. 아무리 바빠도 꼭 제 시간에 돌아와서 우리 요한이랑 놀아줄게, 응?”

여은진은 요한이를 안고 거실로 걸어갔다. 원이림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둘은 요한이를 한참 달래줘야 했다. 겨우 눈에서 눈물이 쏙 들어가 버리자 거실에 깔린 매트에서 장난감도 갖고 놀고 이리저리 기어다니기도 하며 정서가 꽤 안정돼 보였다.

그러다 원이림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요한은 또 가버리는 줄 알고 그가 있는 쪽으로 마구 기어가더니 조그마한 입술을 삐죽거리며 당장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원이림은 얼른 요한을 들어 안아 온화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빠 안 가. 아빠는 주방에 요한이랑 엄마가 먹을 저녁밥 차리러 가는 거야.”

말하는 동시 주방 쪽을 흘깃하며 눈짓을 하자 요한이가 알아듣는 듯했다.

아이를 내려놓았는데 요한이는 바로 놀지 않고 원이림이 주방으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고 나서야 안심한 듯 여은진과 놀이를 했다.

원이림은 요리를 아주 뚝딱뚝딱 빨리 만들었다. 30분이 지나자 그는 국과 반찬 4가지, 그리고 요한이의 이유식까지 완성하여 식탁에 올렸다.

세 식구가 한 식탁에 오손도손 앉아 식사를 했다.

전에는 없었던 화면이었다. 이렇게 따뜻하고 화목한 한 가족 분위기라니. 마음이 설레고 무한한 상상을 하게 되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저녁 식사가 끝나고 원이림은 요한이와 한참을 더 놀아주다가, 아이가 그의 품에서 새근새근 잠이 들어버리자 아기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하지만 그는 돌아갈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여은진이 보다못해 물었다.

“안 가요?”

“응.”

원이림은 당연한 것처럼 대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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