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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7화

임구택이 문을 두드리고 열며 물었다.

“아직 안 끝났어?”

소희는 돌아보며 웃으며 말했다.

“거의 다 됐어!”

“욕조 물 받아줄까?”

“아니야, 오늘 좀 피곤해서 샤워만 할래!”

소희는 컴퓨터를 끄고 일어나 구택에게 다가가 껴안고 구택의 턱에 뽀뽀했다.

“너 먼저 자, 나 샤워하고 올게!”

구택은 손을 들어 소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가봐.”

소희는 잠옷을 들고 욕실로 갔다. 샤워기에서 물이 흘러내리자 그 차가운 감촉이 소희의 정신을 더욱 맑게 했다. 소희는 물살이 등에 흐르는 것을 그냥 두었는데 머릿속에는 삼각주에서의 일로 가득 차 있었다.

과거에 오빠가 임무에 참여했을 때는 몇 달 동안 소식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자기 사람들조차 오빠의 위치를 모르고 있었다. 소희가 오빠를 찾으라고 보낸 사람들도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정말 이상했다. 정말로 너무 이상했다. 소희는 눈을 감고는 쿵쾅거리는 가슴을 겨우 억눌렀다.

잠시 후, 소희는 샤워기를 껐고, 거울 앞에 서서 거울에 낀 물기를 닦아내며 거울 속의 차가운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소희가 조직에 들어갔을 때 오빠가 소희에게 한 말이 떠올랐다.

“여기 오면, 삶과 죽음은 더 이상 네가 통제할 수 없어. 하지만, 너도 이해하게 될 거야,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강인한지를!”

‘오빠, 제발 강인하게 살아남아 줘!’

...

침실로 돌아온 구택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고 소희가 나오자 책을 내려놓고 드라이어를 들었다.

소희는 침대 가에 앉았고, 구택은 소희의 머리를 말리며 길고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소희의 윤기 나는 검은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풀어주었다. 구택은 인내심 있었고 꽤 부드러웠다. 하지만 소희는 머리끝을 잡고 말했다.

“머리가 너무 긴 것 같아. 시간 나면 이번 주에 짧게 자를게.”

“자르지 마!”

구택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결혼식 때 머리를 올릴 거니까 길수록 좋아.”

소희는 잠시 침묵했다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점점 추워지는데, 내년에 따뜻해지면 결혼식을 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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