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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네 이놈! 그게 무슨 헛소리야!”

서북후가 음침한 어조로 말했다.

“하하! 대단한 서북후가, 서북의 황제가, 강씨 가문에 놀아나서 죽으러 왔는데도 정작 본인은 모르고 있다니. 웃겨서 정말.”

이도현은 서북후를 비웃었다.

“건방진 놈, 장군님이 고작 네 놈의 말에 속을 것 같아?”

서북후 뒤에 있던 젊은이가 불쑥 큰 소리로 외쳤다.

“주인과 말하는 데 개가 짖네?”

이도현은 안색이 싸늘해지며 말했다.

“너......”

남자는 이도현의 기세에 그대로 눌려버렸다.

“한 번만 더 짖으면 넌 죽는다.”

“이 자식이, 너 같은 애송이가 날 죽이겠다고?”

젊은이는 콧방귀를 뀌었다.

이도현은 대답 대신 손을 휘둘렀고, 이내 은침 하나가 날아가 젊은이의 목구멍을 관통했다.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사람들은 미처 반응도 하지 못했다. 젊은이가 바닥에 쓰러져 숨을 멈추자 그제야 그들은 사태 파악을 할 수 있었다.

“네 이놈!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서북후는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포효했다.

“죽여라!”

서북후가 명령을 내리자, 그의 뒤에 있던 노인이 앞으로 나섰다. 상대는 마치 구름처럼 허공에 떠오르더니 삽시에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

노인의 수단은 아주 악독했고 그의 모든 움직임은 치명적이었다. 세 수를 주고받은 뒤, 이도현이 말했다.

“영감이니까 내가 세 수는 봐줬지만, 이젠 봐 주지 않아.”

앞선 세 수에서 이도현은 모두 한 손만 사용했다.

그의 말에 노인은 모욕당한 듯 안색이 달아올라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이도현은 노인의 심장을 정확히 가격했다.

엄청난 힘은 노인의 심맥을 파열시켰고 그 자리에서 바로 숨을 거두었다.

“이공호!”

서북후는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

노인은 서북후가 키우는 두 명의 천급 강자 중 한 명이다. 전체 서북에서도 으뜸가는 실력을 갖춘 고수가 이렇게 쉽게 죽어버렸다.

“너 대체 뭐 하는 놈이야? 서북에서 소란을 피우는 속셈이 대체 뭐냔 말이다!”

서북후가 경계하며 물었다.

그는 이도현이 소란을 피우는 데는 반드시 목적이 있을 것이고, 그 목적은 바로 자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내가 우습다고 했잖아. 난 처음부터 강씨 가문이 타깃이라고 밝혔어. 하지만 당신들이 죽음을 자초했으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지금이라도 꺼진다면 늦지 않았어. 아니면 서북후고 뭐고, 내 눈에는 죽은 개와 다를 바 없어. 당신 하나 죽이는 데는 은침 하나만 있으면 충분해.”

이도현의 오만함은 서북후의 체면을 완전히 뭉개버렸다. 이도현에게 서북을 통치하는 서북후가 고작 죽은 개와도 다름없다니.

“무엄하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대단한 놈이든, 감히 서북에서 소란을 피운다면 죽을 각오를 하는 게 좋을 거야.”

서북후가 음흉하게 말했다.

오늘 이도현은 그의 구역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였고, 그중에는 그가 키우는 고수, 심지어 천급 고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도현을 이대로 놔준다면 서북후의 자리를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정 그렇다면 서북후인 당신이 과연 날 막을 수 있는지 시도는 해 봐.”

이도현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흥! 36위! 이 자식 당장 잡아!”

“삼촌, 참 대단하시네요. 누굴 잡아요?”

긴장감이 맴도는 순간, 갑자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사람의 시선은 문밖을 향했고, 그곳에서 정장 차림의 성숙한 여자가 큰 걸음으로 걸어 들어왔다. 여자의 뒤에는 또 다른 여자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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