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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이도현이 알기로는 천하제일 칼잡이인 도광에 대한 평가가 상황에 따라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뉘었다.

이도현은 도광이 어떻게 강씨 가문에 의해 수십 년 동안 동굴 속에 갇히게 됐는지 궁금했고 그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직접 물었다.

“강씨 가문에서 왜 당신을 여기에 가둔 겁니까?”

“20여 년 전 어느 날, 강문충이 갑자기 날 찾아와 남궁 가문의 수장을 3일 동안만 붙잡고 있으면 나한테 강씨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천년 혈령지를 주겠다고 했어. 당시 내공이 한계가 나한테는 제국급의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영기를 갖고 있는 혈령지가 무척이나 필요했고 그걸 갖기 위해 강문충의 제안을 승낙할 수밖에 없었지.”

도광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남궁 가문의 수장을 붙잡고 있는 틈을 타서 강문춘이 가문을 이끌고 남궁 가문의 모든 사람을 학살했던 거야! 그 충격으로 수장은 몸이 급격하게 허약해져서 결국 몇몇 선진 가문의 고수들에게 죽임을 당했어. 그렇게 남궁 가문 전체가 하루아침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거야. 나도 그 사실을 알고 나서 며칠간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따지려고 강문춘을 찾아갔다. 그런데 그 비열하고 파렴치한 놈이 글쎄 나한테 취신선이라는 독약을 먹인 거야. 내가 다시 깨어났을 때 이미 이곳에 갇혀있었고 그 후로 쭉 20여 년동안 이 동굴을 빠져나갈 수 없었어.”

도광은 강문충에 대한 원망과 남궁 가문에 대한 미안함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

이도현은 처음 도광의 말을 들었을 때, 그를 죽이고 싶은 충동이 생겼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남궁 가문을 학살하는 과정에 도광이 연루되어 있긴 해도 그와의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다.

애초에 도광이 남궁 가문의 수장을 붙잡아 두지 않았어도 그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도광도 이도현이 풍기는 살기를 느끼고 죽음을 무릅쓰고 이곳을 도망치고 싶었으나, 그의 살기가 점차 사라지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도광은 단 한 번으로 사람의 팔을 찢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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