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아!”깜짝 놀란 바로 아저씨는 눈알이 찢어질 듯이 크게 소리쳤다.그 아이는 바로 자신의 딸이다!그러나 그가 아무리 급해도 구조할 겨를이 없었다.핏빛 허수아비의 손이 곧 소녀의 머리를 누르려고 하자, 바로 아저씨는 히스테릭한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안 돼!”시간은 마치 이 순간에 정지한 것 같았다.다음 순간, 핏빛 허수아비는 몸 전체가 피안개가 되더니 마치 나타나지 않았던 것처럼 천지 사이에 흩어졌다.이 한 마리의 핏빛 허수아비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쫓던 다른 세 마리의 핏빛 허수아비도 동시에 연기처럼 사라졌다!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소녀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으면서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서윤아!”바로 아저씨가 미친 듯이 달려왔다.“아빠.”두 부녀가 포옹하자 소녀는 목을 놓아 울었다.“괜찮아, 괜찮아.”바로 아저씨는 뜨거운 눈물을 머금고 작은 소리로 위로했다.옆에서 가만히 바라보던 서현우의 마음속에서 끝없는 슬픔이 솟아올랐다.‘나도 활발하고 귀여운 딸이 있지. 총명하고 장난도 치지만 또 철도 들어서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해.’‘단지...’‘이번 생에 또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까?’조금 지나자 사람들의 마음이 안정되었다.바로 아저씨가 큰소리로 외쳤다.“어느 어르신이 나서서 도와주셨습니까?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목소리가 사방에 메아리쳤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바로 아저씨가 또 소리를 질렀지만 사방은 여전히 처음처럼 고요했다.사방을 둘러보던 그는 결국 놀라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서현우에게 눈을 돌렸다.“당신이 내 딸을 구했나요?” 바로 아저씨가 서현우에게 물었다.서현우는 바로 아저씨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의 말 뜻은 생각할 수 있었다.막연하게 자신의 귀를 가리키며 손을 흔들었다.“저 사람은 아닐 거야. 순식간에 네 마리의 핏빛 허수아비를 말살할 수 있는 건 오직 주제경 이상의 강자만이 할 수 있어. 저 사람에게 만약 그런 실력이 있다면 우리를 따라갈 필요가 있겠어? 게다가 주제경 이상의 강자는
번산이다.지난번에 서현우와 의견이 맞지 않아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뒤부터 번산은 더 이상 소식이 없었다.노복이 핏빛 수조를 휩쓸고 왔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서현우는 자기와 의견이 맞지 않아 화가 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자취를 감췄다는 말을 절대 믿지 않았다.“너 나오기 아쉽지 않아?” 서현우가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했다.“휴... 정말 수라계구나! 어떻게 왔어?”번산은 서현우가 비꼬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충격에 휩싸여서 말했다.“지구 세계는 수라계와 연결되는 입구가 있더라도 네가 뚫을 수 있는 게 아니야. 강자가 나서서 너를 도와주었어?”“나는 이미 지존경에 들어섰어.” 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아무리 지존이라도... 뭐? 지존? 지존경에 발을 들여놓았단 말이야?”번산의 비명 소리가 더욱 커졌다.그리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구 세계의 상황은 지존경 강자의 출현을 지탱할 수 없는데, 어떻게 지존경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겠어? 가짜 지존 아니야?”서현우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번산 요 물건은 내 머릿속에 있으면서 나와 생사를 같이 해. 이치대로라면, 내가 겪은 모든 것을 번산이 감지할 수 있어야 맞아.’‘그가 오감을 폐쇄하지 않는 한 말이야.’‘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오감을 폐쇄하고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거야?’‘수련? 아니면 복구?’서현우는 아무런 성과가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고, 아예 다시 생각하기도 귀찮았다.‘어차피 둘은 이미 같은 운명이 되었어, 게다가 계약이 있어서 도저히 풀 수 없는 그런 사이야.’‘둘 중 한 쪽이 해탈의 경지에 이르지 않는 한 말이야.’그러나 서현우에게 있어서 신비무쌍한 그 경지는 정말 너무나 멀고 비현실적이다.잠시 생각해보던 서현우는 일련의 일들을 간단하게 말했다.번산은 놀라서 말을 하지 못했다.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오감을 폐쇄한 짧은 시간 동안 서현우가 뜻밖에도 이렇게 많은 것을 겪었고,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서현우가 죽으면 자신도 잿더미가
수라계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혈악의 힘을 수련하지만, 또 많은 사람이 혈악의 힘의 습격을 견디지 못하고 이성을 잃고 살육밖에 모르는 괴물로 변한다.이 괴물들은 핏빛 허수아비라고 불린다.또 많은 강력한 존재들은 특수한 방식으로 상대방 체내의 혈악의 힘을 폭발시켜서, 핍박에 의해 핏빛 허수아비가 되게 할 수 있다.핏빛 허수아비의 몸에서 자발적으로 방출된 보물은 보존되고, 배운 공법 등도 대부분 근육의 기억으로 보존된다.그러나 핏빛 허수아비를 처치하면 핏빛 허수아비 자체는 몸에 있는 모든 물품을 가지고 보존할 수 없다. 혈무로 변해서 구름처럼 사라져 없어지게 된다.그래서 수라계를 지배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수라족이다.수라는 거대한 종족으로 분파가 아주 많다.서로 싸우고 죽이기도 하고 사랑과 원한도 있다.기본적으로 수라라는 단어를 인간으로 교체하면 지구 세계의 세속 관념, 생존 법칙 등과 거의 같았다.번산의 수라계에 대한 각종 설명을 듣고 서현우는 숨을 내쉬었다.이 세상은 너무 넓은데 그가 유일하게 해야 할 일은 단지 두 가지뿐이다.하나는 바로 실력을 향상시켜서 번산의 이른바 신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둘째, 체내의 혈악의 힘과 천천히 융합되는 사악한 기운을 제거한다.금기의 존재에서 비롯된 이 기운은 서현우에게 이롭지도 않고 서현우도 절대 통제할 수도 없다.그리고 사악한 기운을 없애기 위한 전제는 강한 실력이다.“그렇다면 나는 가능한 한 빨리 실력을 향상시켜야 해.”서현우는 속으로 은근히 결정을 내리며 물었다.“수라계의 최고 수준은 어떤 경지야? 신의 경지야?”“극락이 수라계를 종횡무진하던 그 시대에, 수라계에는 8대 신급 강자가 있었다. 하나같이 모두 한쪽이 주재하면서, 천하를 힐끗 보면서 만물을 내려다보았지. 지금에 대해서는 모르겠어.”번산이 대답했다.서현우는 잠시 생각한 뒤 분석했다.“지구는 상고시대에 지존경의 강자가 빈번하게 나왔지만 후에 말법시대에 들어서면서 지존은 종적을 감췄고 주제경도 불쌍할 정도로 적었어. 내가
번산의 수라계의 시대는 아주 요원하기 때문에 그가 말한 모든 것은 하나의 참고일 뿐이다. 현재의 수라계가 도대체 어떤지는 서현우 자신이 탐색해서 번산의 말을 증명해야 한다.“나는 수라계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어. 너는 무슨 좋은 방법이 있어?” 서현우가 물었다.항상 귀머거리인 척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사람들과 교류하기 어렵다. 그야말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그건 간단해. 너와 나는 원래 한 몸에 둘이 살고 있지. 내가 수라계의 언어를 영혼으로 너에게 전달하기만 하면 너는 순식간에 배울 수 있어.”“영혼으로 전달해?”서현우의 표정은 이상했다.이런 방식은 듣기에는 약간 영혼이 융합된 느낌으로 아주 혐오스러웠다.애초에 성국에 있을 때 우해미를 구하기 위해서, 서현우는 어쩔 수 없이 우해미의 영혼과 융합되었다. 결국 사랑의 빚을 지게 되었고 지금도 아직까지 가슴이 두근거린다.‘더구나 번산은 얼마나 오래 존재했는지도 모르는 늙은 괴물이야.’‘핵심은 그가 남자라는 거야!’‘한 남자와 영혼을 섞는 건, 이건...’“이런 X발, 혈악의 힘도 너의 그 더러운 생각을 씻을 수 없어!”번산이 격노했다.그 후 번산의 모습이 흔들리면서 서현우만 볼 수 있는 희미한 빛이 머릿속에 퍼졌다.순간, 서현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자신이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많은 문자들이 쏟아졌다.“괜찮네...”서현우는 한숨을 돌렸다.‘원래 이렇게 간단하구나.’‘정말 융합를 해야 할 줄 알았는데, 그럼 이 수라계의 언어는 배우지 않아도 돼.’“흥!”번산은 도도하게 콧방귀를 뀌며 자취를 감췄다.서현우도 잡념을 버리고 혈악의 힘을 천천히 흡수하면서 자신의 몸을 회복했다.수라계는 지구상의 공기에 들어 있는 산소처럼 혈악의 힘이 감돌지 않은 곳이 없다.서현우가 자신의 실력을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적은 노력으로도 지구에 있을 때보다 10배 이상 강화됐다.애석하게도 그는 지금 이미 지존경이다. 계속 신의 경지로 진급하려면
거대한 짐승은 사자처럼 생겼지만 곰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매의 발톱처럼 날카로운 발톱은 금속과 같은 차가운 광택을 반짝이고 있었다.“큰일났다, 천사거웅수야! 모두 내 뒤로 물러서!”바로 아저씨가 대경실색해서 소리쳤다.그가 말할 필요도 없이 모두들 당황해서 바로 아저씨의 뒤에 모였다.바로 아저씨의 밀짚모자가 반짝이면서 보호장벽이 반짝이며 나타났다. 마치 거대한 사발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그러나 그의 얼굴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은은하게 절망의 기색을 드러냈다.‘지진을 겪으면서 신을 가둔 땅의 위험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겨우 하루도 안 됐는데 천사거웅수를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성숙한 천사거웅수는 진아경의 정점에 있는 존재로 극히 무서운 힘을 갖고 있어.’‘이 장벽으로는 도저히 사람들을 보호할 수 없어.’그들 중에서 바로 아저씨만이 도망갈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아마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어떡하지? 무서워!”“집에 가고 싶어요!”“신을 가둔 곳은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면서요?”겁이 많은 소년 소녀들은 이미 낮은 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했다.그들은 죽고 싶지 않았다.“미안해, 내가 너희들을 해쳤구나.”바로 아저씨는 무겁게 말했다.“이따가 내가 천사거웅수를 견제할 테니 너희들은... 도망칠 수 있는 만큼 도망쳐.”“아저씨!”“아빠!” 바로 아저씨의 딸인 그 작은 소녀 서윤이는 바로 아저씨를 안고 울부짖으며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나는 가지 않을 거야. 아빠, 나는 아빠밖에 없어. 만약 죽는다면 나도 아빠와 함께 죽을 거야.”“서윤아, 아빠 잘못이야. 아빠가 감당해야 해.” 바로 아저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비통해했다.3층 높이의 천사거웅수는 눈에 인간적인 조롱하는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기둥처럼 굵은 다리를 내디디며 일부러 힘껏 땅을 밟아 지면을 끊임없이 떨리게 했다.‘이 짐승이 아직도 고양이가 쥐를 잡는 게임을 하고 싶은 거야?’서현우는 입꼬리를 삐죽거렸다.‘지구에
분명히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자신의 목숨도 다 희생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했다.‘왜 천사거웅수가 갑자기 죽었지?’‘심근경색인가 아니면 뇌졸중인가?’의아해하는 가운데 바로 아저씨는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고 심장에 맞댔다.“어느 선배께서 구해주셨는지 모습을 한 번 보여주세요. 민바로가 노예가 되어 선배님의 생명을 구해주신 은혜에 보답하기를 원합니다.”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의아해했다.‘암암리에 강자가 도왔어?’‘혹시 증조부가 오신 거야?’‘말도 안 돼! 증조할아버지는 섬을 나갈 수 없어.’‘그러나 섬 전체에서 조상 외에 누가 천사거웅수를 가볍게 죽일 수 있겠어?’오랫동안 아무 소리도 없었다.바로 아저씨는 다시 서현우를 보았다.그는 감히 믿을 수가 없었다.‘만약 이 사람이 천사거웅수를 신속히 격파할 수 있는 강자라면, 이 사람들을 전부 말살하는 건 그야말로 쉬운 일인데 무엇때문에 숨기려 하겠어?’‘은신처 전체로 시야를 넓혀도 그가 노리고 계획할 만한 게 또 있겠어?’“선배님이 나타나서 만나기를 원하지 않으시니, 민바로는 선배님께서 생명을 구해주신 은혜를 마음에 새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을 데리고 떠나겠습니다.”바로 아저씨는 고개를 돌려 모든 사람에게 말했다.“섬으로 돌아가자.”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비록 놀랄만한 변화가 있더라도 신을 가둔 땅의 흉악함은 여전히 그들 같은 사람들이 탐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신을 감금한 땅의 중심까지는 적어도 한 달 정도의 거리가 남았는데, 첫날에 핏빛 허수아비를 만났고, 이튿날에는 강대한 흉수를 만났다.만약 강자가 나서서 돕지 않았다면, 그들은 지금 이미 시체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이렇게 험한 곳은 계속 탐색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일행의 탐험 여행은 아무 탈 없이 끝나고 길을 따라 돌아왔다.가는 내내 생명의 기운을 알아볼 수 있는 소녀에 의지해서, 모든 생물을 피하면서 순조롭게 신을 가둔 땅에서 나왔다.신을 가둔 땅의 비석 앞에 서자, 줄곧 바짝 긴장했던 사람들의 마
서현우의 마음은 크게 흔들렸다.자신이 본 모든 것을 어떻게 형용해야 할지 몰랐다.섬 아래에는 용의 비늘이 널려 있고 용의 꼬리가 달린 무지개빛의 물고기가 있었다.이 물고기는 너무 거대해서, 지구상의 산악과 같은 8급 흉수라도 그 앞에서는 개미처럼 작을 것이다.그 물고기가 입을 벌릴 때마다 수많은 핏빛 바닷물이 삼켜졌고 다시 뱉어질 때는 핏빛 바닷물이 투명하게 변했다.이 투명한 물에 있는 투명에 가까운 푸른 기류가 천천히 상승해서, 섬 전체를 뒤덮은 짙푸른 빛의 덮개에 녹아들었다.서현우는 그제야 겉으로는 이른바 증조부가 이 섬을 보호하고 있지만, 사실 이 섬은 이 거대한 용어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줄곧 무사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배는 핏빛 바다를 가르고 섬에 접근해서 한 부두에서 멈췄다.부두에는 화물선과 상선이 존재하지 않았다.멀리 바라보니 모두 슬림형의 어선이었고, 때로는 사람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근해의 약소한 흉수를 잡았다.수확이 있으면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누추한 부두의 뒤쪽은 어촌이다.크지 않은 마을에는 소박하게 입은 여자들이 특제 그물을 말리고 있었고, 웃통을 벗은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장난치고 있었다.잘 어울려 보이는 모습이었다.바로 아저씨 등이 오자 어른과 아이를 막론하고 모두 공손하게 절을 했다.오른손으로 주먹을 쥐고 가슴에 맞대면서 아주 정중하고 경건한 모습이었다.바로 아저씨 등도 잇달아 답례를 했다.일행은 어촌에 머물지 않았다. 어촌을 지나자 갑옷을 입은 병사들을 만났다.‘수비대인가?’바로 아저씨의 지위가 아주 높기에 이 병사들도 잇달아 예를 갖추었다.“우리는 시내로 돌아가야 하니 천리수를 좀 데리고 와.”“예.”곧 한 무리의 병사들이 말들을 끌고 왔다.이것은 정상적인 말이 아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두 다리만 있고 닭처럼 걷는 것이다.사람들은 잇달아 두 사람이 한 마리씩 천리수에 앉았다.바로 아저씨는 마지막 천리수를 타고 서현우에게 손을 내밀었다.서현우와 함께 타려는 것이 분명했다.
그 말을 들은 바로 아저씨는 멍해져서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예.”서현우에게 스스로 살길을 도모하라는 눈빛을 보내고 바로 아저씨는 발걸음을 내디뎠다.서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은 곧장 꼭대기 층으로 이어져 있었다.꼭대기 층 테라스에 한 노인이 앉아 있는데, 안색도 붉고 윤기가 흐르며 상태가 아주 좋아 보였지만, 서현우는 여전히 상대방의 생명의 불꽃은 이미 기름이 다 떨어진 상태여서 기껏해야 보름의 시간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노인은 일어나서 서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예를 갖추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섬 사람들은 예의를 모르니 대인께서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대인께서 용어도에 왜 오셨는지 감히 여쭙겠습니다.”서현우는 눈썹을 고르며 입을 열었다.“내 실력이 보입니까?”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말하자면 부끄럽습니다. 저의 이 미미한 재주로는 당연히 알 수 없지만, 용어도는 용어의 비호를 받습니다. 이 건물은 무자의 실력과 경지를 탐사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늙은이가 대인이 지존경의 강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그랬군요.”서현우는 문득 크게 깨달았다.‘어쩐지 이 탑에 들어갔을 때 정탐당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진법 때문이었구나.’“저는 서현우라고 합니다. 아주 먼 곳에서 왔습니다. 용어도에 들어간 것도 순전히 우연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용어도에 악의가 없습니다.” 서현우가 말했다.노인은 말을 들었지만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늙은 부나래가 멀리 영접하지 못했는데, 서 지존께서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무턱대고 왔으니, 부...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할 사람은 접니다.”서현우는 여기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몰랐다.“서 지존께서는 부 영감으로 부르시면 됩니다.” 노인은 공손한 표정으로 말했다.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었다.인사가 끝난 뒤 부나래는 서현우에게 용어도를 소개했다.친절하고 손님 접대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말 사이에는 떠보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