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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8화

번산이다.

지난번에 서현우와 의견이 맞지 않아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뒤부터 번산은 더 이상 소식이 없었다.

노복이 핏빛 수조를 휩쓸고 왔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현우는 자기와 의견이 맞지 않아 화가 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자취를 감췄다는 말을 절대 믿지 않았다.

“너 나오기 아쉽지 않아?”

서현우가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했다.

“휴... 정말 수라계구나! 어떻게 왔어?”

번산은 서현우가 비꼬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충격에 휩싸여서 말했다.

“지구 세계는 수라계와 연결되는 입구가 있더라도 네가 뚫을 수 있는 게 아니야. 강자가 나서서 너를 도와주었어?”

“나는 이미 지존경에 들어섰어.”

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아무리 지존이라도... 뭐? 지존? 지존경에 발을 들여놓았단 말이야?”

번산의 비명 소리가 더욱 커졌다.

그리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구 세계의 상황은 지존경 강자의 출현을 지탱할 수 없는데, 어떻게 지존경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겠어? 가짜 지존 아니야?”

서현우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번산 요 물건은 내 머릿속에 있으면서 나와 생사를 같이 해. 이치대로라면, 내가 겪은 모든 것을 번산이 감지할 수 있어야 맞아.’

‘그가 오감을 폐쇄하지 않는 한 말이야.’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오감을 폐쇄하고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거야?’

‘수련? 아니면 복구?’

서현우는 아무런 성과가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고, 아예 다시 생각하기도 귀찮았다.

‘어차피 둘은 이미 같은 운명이 되었어, 게다가 계약이 있어서 도저히 풀 수 없는 그런 사이야.’

‘둘 중 한 쪽이 해탈의 경지에 이르지 않는 한 말이야.’

그러나 서현우에게 있어서 신비무쌍한 그 경지는 정말 너무나 멀고 비현실적이다.

잠시 생각해보던 서현우는 일련의 일들을 간단하게 말했다.

번산은 놀라서 말을 하지 못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오감을 폐쇄한 짧은 시간 동안 서현우가 뜻밖에도 이렇게 많은 것을 겪었고,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

서현우가 죽으면 자신도 잿더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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