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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47화

주재상이 당황하며 바로 말했다. “그럴 것 까지는 없어.”

“뭐가 그럴 것까지 없는데? 얼마나 황당했는데!” 소요공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주재상이 말했다. “십팔매, 폐하시잖아. 황제의 존엄을 다쳐선 안돼. 앞으로 군신들을 어떻게 호령하고 천하를 어떻게 통솔하려고?”

소요공이 대꾸했다. “이 일은 조정에서 떠들 게 아니고 우리끼리 사적으로 해결할 거야. 알건 알아야지. 태상황 폐하께서 지금 화도 누르지 못하고 걸핏하면 피를 토해내는데 그분은 지금 아주 편안하셔. 너랑 나는 어쨌든 신하 입장이니 말하기 불편하고. 근래 내우외환에 시달렸지만 곁에는 우리 말고도 어진 신하와 인재들이 넘쳐나서 제 아무리 큰 위기도 걱정이 없어. 나날이 평안하다 보니 경계심이 없어지고 자연스레 자기 성격이 나오는 거지. 좀 깨닫게 해주지 않으면 앞으로 다섯째 고생문이 훤해. 당장이야 잘못했다고 하지만 앞으로 또 그럴 게 틀림없어. 역사가 아무런 교훈이 못되는 모양이야. 황제 폐하의 머리 위에 검을 하나 걸어 놔야 머리 위쪽을 올려다보고 싶을 때 그 검에 찔리게 되겠지.”

주재상이 가만 있다가 한마디, “여섯째는 알고 있어?”

태상황의 목소리가 주재상 머리 위쪽에서 들려왔다. “과인이 여기서 듣고 있었는데 몰랐어?”

주재상이 알았다며 고개를 들어 웃으며, “순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태상황이 담담하게 말했다. “과인은 소요공 말이 맞다고 생각하네.”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면 된 거죠.”

소요공이 덧붙였다. “그래야 황귀비 편도 좀 들어주는 셈이고. 마침 여 장군도 휘형(안풍친왕)과 생사를 함께 하는 막역한 사인데 자기 딸이 그런 꼴을 당했는데 참아지겠어?”

여 장군은 황귀비의 아버지로 일찍이 사방에 무훈을 떨친 장군이다. 황귀비가 명원제에게 후궁으로 시집갈 때 소요공이 나서서 다리를 놓았었다.

소요공이 당시 여씨 집안의 큰 아가씨는 장군 집안의 가풍을 이어, 앞으로 태자가 등극하면 분명 태자를 도와 후궁을 안정시켜 그로 인한 근심이 없도록 할 거라고 했다.

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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