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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48화

당장 가장 큰 걱정은 바로 주재상의 눈으로, 원경릉은 그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심이 들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건 절대적으로 불길한 일이었다.

하지만 건곤전에는 사람이 많아 당분간 묻기 곤란해 원경릉은 주재상이 이미 상당히 호전되었으니 다른 곳에 묵게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건의했다. 건곤전에 사람이 많아 쉬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을 덧붙였다.

병자가 쉬는 일과 관련된 지라 태상황은 당연히 허락했고 주재상은 원래 머물던 곳에 묵게 되었는데 상황이 호전되어 한시름 놓아 소요공에게 농담까지 던졌다. “다른 사람이 있는 게 좀 걸리적 거려. 난 희야랑 단둘이서 있고 싶거든.”

소요공이 입을 삐죽거리며 웃었다. “눈치 빤한 사람들끼리 염라대왕 한번 보고 왔으면 속 얘기 좀 해야지 말이야!”

희상궁이 소요공을 흘겨보더니 몇 분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주재상이 죽을 먹으며 입가에 웃음을 띠었으나 눈빛은 여전히 어두운 회색 빛이 맴돌았다.

그는 죽을 먹은 뒤 약을 마신 후 원래 있던 전각으로 옮겨졌다.

원경릉이 들어가 주재상을 똑바로 눕히고 자리를 잡은 후 희상궁을 불러 주재상에게 뜨거운 물을 끓여주라고 했다. 그리고 드디어 빙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원경릉이 주재상에게 물었다. “제가 뻗은 손가락이 보이십니까, 재상?”

원경릉은 주재상 얼굴 앞에서 손을 흔들어 보였다.

주재상은 보지 못하고 그저 웃기만 했다. “태자비 마마, 안보입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저들에게 말하지 마세요. 일단 저들이 한숨 돌리고 며칠 쉬도록 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또 조급한 나머지 열이 치받쳐요. 나이가 많아서 그렇게 자꾸 타격을 입으면 안됩니다.”

원경릉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희상궁은 알 거예요.”

주재상이 말했다. “일단 감추죠. 한 시진이라도 기뻐할 수 있으면 그 한 시진은 감춥시다. 희상궁이 저를 가장 많이 챙기는데 제가 눈이 안 보이는 걸 알면 또 얼마나 슬퍼하겠어요.”

원경릉이 말했다. “그래요, 재상 말씀대로 하죠. 하지만 재상도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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